뜨거운 공연열기, 한여름 무더위를 녹이다
뜨거운 공연열기, 한여름 무더위를 녹이다
  • 거제신문
  • 승인 201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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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블루거제페스티벌, 3일 동안의 축제에 2500명 이상 관객들 운집
다양한 무대로 관객들 시선 사로잡아…먹거리 즐기며 이웃돕기까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총 3일 간 거제문화예술회관(관장 김종철) 야외무대에서 거제문화예술재단이 주최한 색다른 피서 2015 블루 거제 페스티벌(이하 블루 페스티벌)이 열렸다.

2008년 처음 시작 된 블루 페스티벌은 올해 8회째를 맞아 많은 거제시민들이 참여한 흥겨운 축제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신나고 역동적인 춤에서부터 밴드·브라스와 색소폰 그룹·전자현악 그룹 공연과 연극·트로트 등의 무대가 이어지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무대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페스티벌 첫날인 지난 6일에는 지역 청소년 댄스팀 C·H·K의 무대를 시작으로 브라스 밴드 미스터 브라스·전자 현악 그룹 카린이 출연했다.

지난 7일에는 지역학원 교사들로 구성된 골든 에이지 밴드·타악 그룹 런·전자현악 그룹 앨리스의 무대에 이어 극단 이루마의 '황소, 지붕 위로 올리기'가 공연 됐다.

마지막날에는 거제 출신 트로트 가수 김주아씨의 무대와 코리아 색소폰 하모니·마임 그룹 우카탕카·미쓰고 밴드의 공연이 펼쳐졌다. 축제의 마지막은 화려한 불꽃놀이가 담당했다.

축제 3일 동안 다양한 장르로 세대 간 소통

'블루 페스티벌'은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축제 3일 동안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첫 날은 댄스음악·브라스 공연·전자현악 공연을 볼 수 있었고, 둘째 날은 밴드 공연·타악 공연·전자현악 공연·연극을, 마지막 날은 트로트·색소폰 공연·마임·밴드 음악이 무대에 올랐다.

첫날 청소년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은 C·H·K 팀의 공연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았다.

축제 첫 날과 둘째 날 모두 관람한 김재성씨(38·장승포동)는 "요즘 청소년들이 듣는 노래를 가볍다는 이유로 잘 안 들었는데 C·H·K팀 덕분에 아이들이 듣는 노래를 알 수 있게 됐다"며 "첫 등장했을 때부터 아이들의 환호에 어안이 벙벙했는데 열정적인 무대를 보니 나도 벌써 박자에 맞춰 박수 치고 있었다"며 무대에 눈을 떼지 못했다.

둘째 날 첫 무대를 장식한 직장인 밴드 골든에이지는 아마추어인 만큼 실수도 많았고 연주곡마다 밴드 단원끼리 위치를 바꾸는 등 어수선함도 있었지만 신선한 무대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버즈의 '비망록'·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등 신나는 음악으로 무더위에 지친 관객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했다.

연주가 끝난 후 굵은 땀방울을 연신 흘리던 밴드대표 정재훈씨(40·고현동)는 "직장인 밴드 특성 상 합주연습 일정 맞추기가 가장 힘들었다"며 "다른 멤버의 빈자리를 메우기도 하고 각자의 실력 향상을 위해 멤버 6명 모두가 한 개 이상의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다들 열정이 많고 다재다능해 긴 연습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시간을 기꺼이 투자했다"면서 "관객들 호응이 좋아 우리 밴드 레퍼토리를 다 선보여 새로운 곡을 더 연마해야 할 지경"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골든에이지의 무대를 본 김현수씨(38·장승포동)는 "직장 생활과 밴드활동을 병행하는 모습이 멋져 보인다"며 "직장인 밴드라 해서 별로일 것 같았는데 가족들도 즐거워하고 신나는 노래에 저절로 흥이 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직접 고안한 타악기를 이용해 퍼포먼스를 선보인 타악그룹 '런'은 신명 나는 두드림으로 열기를 돋웠다. '심장의 울림을 들어라 그것이 RUN이다'라는 철학을 가진 그룹 '런'은 단원들 모두 10년 이상 경력의 타악연주자로 구성돼 재미있는 타악,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 행위로 역동적인 힘을 보였다. 특히 무대조명을 모두 끄고 야광북채를 이용한 퍼포먼스는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연주자들의 무대를 유심히 지켜보던 임진호군(6·능포동)은 "처음 보는 악기라 신기했는데 가장 멋있는 것 같다"며 타악 그룹 '런'의 공연에 연신 몸을 들썩였다.

애광원의 생활재활교사 김모씨(48)는 "덥고 습한 날씨이지만 복지원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공연을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복지원 아이들도 신나는 음악과 함께 춤추는 것을 보니 축제를 즐기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수양동 주민센터 개청식에서도 신나는 공연으로 인기를 끌었던 퓨전현악 밴드 '엘리스'는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모든 곡을 라이브로 소화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크로스오버(클래식음악과 현대음악의 조합) 걸그룹인 엘리스는 2명의 전자바이올린과 전자키보드·보컬·랩퍼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엘리스의 공연이 시작되자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호응하며 더위를 잊고 공연을 즐겼다.

마지막 날 첫번째로 무대에 오른 거제 출신 가수 김주아씨의 공연은 어르신과 어린이 모두를 사로잡았다.

이효인씨(31·아주동)는 "집안 어른들이 김주아씨를 좋아해 모셔왔는데 아이들도 함께 흥겨워하니 정말 축제인 것 같다"며 "해가 지기도 전 분위기가 올라 오늘 축제가 더욱 기대된다"고 즐거워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근로자·관광객 등 남녀노소가 어울릴 수 있는 축제의 현장을 만들고 싶었다는 거제문화예술회관 김종철 관장은 "이번 축제를 위해 야외무대를 전반적으로 정비해 보는 관객들도, 퍼포먼스 하는 공연자들도 만족할 수 있도록 애썼다"면서 "작품이나 아티스트들에 따라 시민들의 호응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수많은 수행착오를 통해 알았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작년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에 더 나은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연도 보고 배도 채우고 담소도 나누고

"날씨 덥죠? 부채질 계속 하셔도 됩니다. 배고프죠? 싸오신 간식 맘껏 드세요. 휴대폰 울려도 돼요. 주변분들 방해되지 않게 큰 소리로 통화만 하지 말아주세요."

극단 이루마의 연극공연이 있기 전 멀티맨(1인 다역 배우)의 당부 말이었다. 다른 문화공연과는 차별된 당부 말에 오히려 관객들이 의아해 하며 높았던 열기를 죽여 무대에 집중했다.

극단 이루마는 연극 '황소 지붕위로 올리기'를 선보였다. 이 연극은 결혼생활 8년차를 맞은 부부의 다툼을 통해 일상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작품으로 부부의 다툼과 화해의 과정을 웃음으로 풀어냈다.

박재희씨(31·아주동)는 "야외 공연장이라 해서 간식을 싸왔는데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분위기여서 좋았다"면서 "간식거리가 없으면 아이들이 무대에 집중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텐데 덕분에 남편과 나도 모처럼 아이들 신경 안 쓰고 즐길 수 있었다"고 미소 지었다.

야외무대 장 뒤편에는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기부 매점도 함께 자리했다. 관객들이 공연을 보면서 편히 먹을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와 음료를 준비해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그 지출이 기부로 연결되니 배도 채우고 기부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일부 관객들은 계산된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내며 불우 이웃을 돕는데 한 몫 거들기도 해 주변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지역 페스티벌로 거듭나기 방책 모색해야

3일간의 기간 동안 2500명 이상의 관객들이 찾았지만 찾은 관람객들 대부분이 능포·장승포·아주동 주민인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호응과 만족도가 좋은 공연이니 입소문도 나고, 찾아오는 관객 수도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거제를 대표하는 지역 페스티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보다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대외적 축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주제로 공연을 구성해야 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부산에서 휴가차 거제도로 와 페스티벌에 참석한 한 관광객은 "요즘 전국적으로 유명한 축제를 보면 다들 한 가지 컨셉을 바탕으로 각 공연들이 짜여진다"며 "블루거제 페스티벌의 전체 공연일정을 보면 관통하는 주제를 찾을 수 없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락이나 재즈·어쿠스틱 페스티벌 같이 큰 주제를 정해 발전한다면 거제도의 새로운 볼거리로 정착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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