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광에 빠진 여자를 말한다
독서광에 빠진 여자를 말한다
  • 거제신문
  • 승인 20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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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바람난 여자 - 아니 프랑수아 作

▲ 박나연(35·옥포동)

역시 '제목은 섹시하게 지을 필요가 있나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종종 섹시한 책 제목 앞에 멈춰서곤 하니까요.

새로 읽을 책을 고르기 위해 서점의 서가 앞에 서서 천천히 걸으며 책등의 제목을 눈으로 훑는 것을 꽤나 좋아합니다. 그러다 '책과 바람난 여자'를 우연히 보고 선택하게 됐습니다.

아니 프랑수아의 책과 첫 만남. 아마도 상큼하지 않았기에 그녀의 또 다른 글에 손을 뻗지는 않았겠지만 책을 둘러싼 잡다한 것들을 논하는 이 책의 느낌만은 오랫동안 기억 한 곳에 남아있습니다. 아니 프랑수아는 개성 충만하게 책을 읽습니다. 그녀는 일명 전작주의라고 편집증적 독서광입니다.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만 책을 오래도록 읽다보니 저도 나름의 규칙도 생기고 질병도 파생되고 관련된 에피소드도 많이 생깁니다. 이렇게 계속 혼자 읽어나가다 보면 그녀와 같이 편집증적으로 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겠다는 생각도 지나가듯 들었습니다.

그녀는 출판사의 편집부 일을 하면서 책과 친해집니다. 책과 친해지는 것이 심해지면서 때로 남편보다 책을 더 소중히 여기고 책 냄새를 좋아하며 책을 사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또 그녀에게 책 선물은 수많은 세월의 이야기를 건네는 작업으로써 매우 신중하고 신성한 일로 여깁니다. 이런 특이한 그녀의 성격과 독서에 대한 다양하고 사사로운 이야기를 담은 책이 '책과 바람난 여자'입니다.

내용이 매우 독특한 만큼 문체도 특이합니다. 문득 '여럿이 이런 낙서 같은 글을 한 번 읽어보면 뭔가 재미난 얘기를 많이 나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거창하게 그녀처럼 책과 바람나듯 살 생각은 저도 없습니다. 그저 삶의 한편에 지금껏 그래왔듯 책이 습관처럼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만화책도 잡지책도 무협지도 모두 모두 자랑스레 읽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자신감도 갖고 싶습니다.

이런 책을 읽고 있음을 자랑스레 말하기란 어렵지만 배우고자 하면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배울 것은 있으니까 독서는 항상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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