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흑진주몽돌해변 10만명도 안 돼…주변 상인 "체감 힘들다" 한숨

거제지역 17개 해수욕장이 지난 23일 모두 폐장했다.
거제시에 따르면 올해 거제시 해수욕장 총 이용객은 40만37명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지난해 30만4226명 보다 9만5811명(31.5%)늘어난 것이지만, 2013년 48만4673명 보다는 8만4636(21%)명 줄어든 것이다.
17개 해수욕장 가운데 12개의 해수욕장은 지난해에 비해 이용객 수가 증가했지만 5개 해수욕장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욕장별로 살펴보면 올해 구조라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은 6만8020명(지난해 5만7962명), 와현모래숲해변 4만8990명(지난해 4만2242명), 학동흑진주몽돌해변 9만3130명(지난해 8만450명)이었다.
명사해수욕장 1만8988명(지난해 1만7446명), 여차해변해수욕장 5866명(지난해 4492명), 함목해변 5135명(지난해 2868명), 물안해수욕장 2만1790명(지난해 1만3443명), 황포해수욕장 9101명(지난해 4838명)으로 파악됐다.
농소해수욕장 3만3334명(지난해 8037명), 흥남해수욕장 4만6675명(지난해 1만4011명), 구영해수욕장 6266명(지난해 2258명), 망치해변 1만4895명(지난해 1만3365명)으로 집계 됐다.
반면 덕원해수욕장 1448명(지난해 3670명), 덕포해수욕장 9650명(지난해 1만4460명), 사곡해수욕장 6920명(지난해 8485명), 죽림해수욕장 1475명(지난해 6339명), 옥계해수욕장 9384명(지난해 9820명)으로 나타나 이용객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0만 명이 넘는 이용객들이 찾았던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은 올해 9만 여명에 불과한 이용객 수를 보였고, 구조라해수욕장도 6만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체면치레를 했다.
학동마을 유도인 이장은 "수치상 해수욕장 이용객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일 이용객의 증가가 아무래도 수치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여전히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숙박업소나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의 상황이 체감할 정도로 나아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지난해 해수욕장 이용객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올해 이용객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 초 메르스 사태와 경기 악화 등으로 해수욕장 이용객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지만 그나마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7월 마지막 주부터 시작해 8월 중순까지 이어진 무더위로 많은 사람들이 지역 해수욕장을 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 해수욕장 누적 방문객 역대 최다 경신
거제지역 해수욕장 이용객 수가 소폭 증가한 반면 인근 부산지역 해수욕장 피서객은 125만명으로 집계돼 연간 누적 방문객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45만명이 몰리는 등 부산지역 해수욕장에 모두 125만5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날까지 부산지역 해수욕장 누적 방문객은 4167만9000명을 기록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해수욕장의 개장 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막바지 피서객은 더 몰려들 전망이다. 부산시는 올여름 전국적으로 찾아온 무더위로 부산지역 해수욕장이 큰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여름 큰 무더위가 찾아와 개장 기간이 2주 가량 남은 시점에서 역대 최다 방문객 기록을 경신했다"라며 "해운대해수욕장 등은 개장 기간이 아직 10여일 가까이 남아 있어 막바지 피서객이 더 찾아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주요 해수욕장 가운데 다대포·일광·임랑해수욕장은 오는 31일 폐장하는 반면 해운대 등 나머지 4개 해수욕장은 다음 달 10일까지 운영한다.
해수욕장법 시행 첫해, 근본적 대안마련 필요
올해 해수욕장은 개장을 앞두고 지난해 제정된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해수욕장법)'이 첫 시행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해양경찰 등이 큰 변화를 겪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해양경찰이 맡아왔던 안전관리 총괄업무가 지자체로 이관되면서 개장 한 달 전까지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허둥대는가 하면 개장 후에도 수상안전요원에 대한 교육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불안감을 더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수욕장법 시행 이후 첫 피서철을 보낸 성과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양경찰은 지난 2008년 해수욕장 안전관리 총괄기관으로 지정된 뒤 개장시간뿐 아니라 심야와 취약시간대 해변 순찰, 수상안전요원 관리, 계도 등의 역할 수행으로 사실상 24시간 업무를 맡아 왔다. 하지만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해수욕장법이 제정되면서 안전관리 총괄기관 업무가 지자체로 이전됐다.
즉 해경은 해상구조활동을 담당하고, 육상에서 발생하는 업무를 지자체가 맡도록 해 효율성을 높였다. 또 홍보와 계도 등을 통해 물놀이 사고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게 했다.
지난 25일 통영해양경비안전서(서장 박재수)에 따르면 현재까지 안전사고 발생으로 구조된 인원이 3년 평균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거제지역 해수욕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함목해수욕장에서 사망 1건, 구조라해수욕장 안전사고 2건, 와현모래숲해변 안전사고 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해상에서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예년에는 해변과 해상에 인력을 배치, 해변에서 치안활동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지만 올해는 해상에만 인력을 배치했다"면서 "전년에 비해 해상 구조인력을 늘려 해상에서 구조만 집중한 결과 안전관리 활동 시 집중도를 높일 수 있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해수욕장법 첫 시행에 따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를 계기로 개선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관련법에 수상안전요원의 배치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지자체마다 제멋대로 배치, 혼란을 가중시켰다. 특히 지자체는 최소 개장 한 달 전에 수상안전요원을 뽑아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인명구조자격증과 수상레저 면허가 필요 없는 망루견시요원 등으로 활용 가능한 일명 '안전지킴이'를 선발해 현재 수상안전요원이 하는 육지에 대한 안전 관리를 맡겨 수상안전요원이 해경을 도와 해상 구조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지자체의 해수욕장 관리자는 그 지형을 잘 알고 일정 기간 교육을 받은 해수욕장 전담 관리자를 지정해 시간 때우기 식이 아닌 체계적인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올해 해수욕장 안전관리 중 나타난 문제점들을 사례중심으로 분석해 9월 중으로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평가보고회를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내년도 해수욕장 안전관리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