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 연기에 시민마음도 타들어 갔다
시커먼 연기에 시민마음도 타들어 갔다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5.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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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건조 선박서 화재 발생해 2명 사망 7명 부상
통근차량 사고 이어 연이은 악재…시민 "우째 이런 일이"

▲ 대우조선해양이 실적악화와 각종 사고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24일 발생한 선박화재로 근로자 2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진은 검은 연기로 뒤덮힌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실적악화에 통근차량 사고, 화재사고 등 연이은 악재로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입에서도 "우째 이런 일이"라는 탄식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

지난 24일 오전 9시46분께 옥포조선소 2도크에서 건조 중이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박 안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49명 중 2명이 선박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고 7명은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화재는 선박 외벽과 LPG 탱크 사이에서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LPG를 운반하는 화물창 우레탄 단열재에 용접 불꽃이 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소방당국 정밀 감식 후 발표될 예정이다.

화재발생 직후부터 시커먼 연기가 현장에서 치솟았고, 이 연기는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아주동 일원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매케한 냄새의 연기가 아주동 일원으로 퍼지면서 아주동 일대 주민들이 사고발생을 인지했고, 수건 등으로 입을 가린 채 걱정스런 눈빛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현장을 주시했다.  

불이 나자 대우조선해양 자체 소방대를 비롯해 거제·통영 소방차량과 소방헬기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고, 이날 오후 3시30분께 진화됐다.

사고발생 직후 대우조선해양은 사고대책반을 꾸리고 화재 사망자 및 부상자 피해 보상, 장례절차 논의 등 사후조치에 나섰다. 화재 선박은 보험에 가입돼 있어 당장 금전적 손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공기지연 등으로 인한 추가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3조원대가 넘는 대규모 부실에 계열사 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통근버스 추락사고에 이은 악재로 공황상태에 빠진 형국이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통근버스 추락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사고버스에는 결함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운전기사의 운전 부주의를 사고원인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운전기사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대우조선노동조합은 지난 25일 투쟁속보를 통해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어수선하고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를 위한 특단의 방안을 찾는데 노사가 따로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대우노조는 "부실경영에 따른 경영 악화로 시작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통근버스 추락사고에 이어 또다시 발생한 인명피해는 단순한 불안감을 넘어 심리적 장애까지도 불러올 수 있는 중대재해"라면서 "지금과 같은 일방통행식보다 노사 모두 문제해결을 위한 자리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기극복은 물론 계속되는 중대재해를 차단하고 구성원들이 겪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화재현장을 바라보던 시민 A씨는 "속된말로 이러다가 정말 대우조선해양이 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아직까지 임금협상도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각종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조선근로자들은 물론 시민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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