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거제 깨끗한 그날까지' 연재를 마무리하며
【기자수첩】'거제 깨끗한 그날까지' 연재를 마무리하며
  • 조규홍 기자
  • 승인 2015.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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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거제의 그날까지 15]

 

초보기자의 눈에도 거제시 쓰레기 실태는 문제점이 명확해 보였다. 부산에서 지내다가 거제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터라 거리 모습의 다름을 바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처음 눈에 밟혔던 것은 50리터 이상의 대형 종량제 봉투가 즐비한 시내 인도였다. 상가지역임을 감안해도 대형 종량제 봉투의 수는 너무 많았다. 또 다른 지역에서 지금은 사라진 풍경인 종량제 봉투에서 음식물 국물이 흘러나온 것도 볼 수 있었다.

지난 8월 리얼미터 설문 결과 거제도는 제주도에 이어 전국 피서지 순위 2위를 기록했다. 거제가 경남을 넘어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임을 나타내는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제시 쓰레기가 관광지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었다. 이런 쓰레기 배출 문화를 개선시키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어 기획 기사를 시작하게 됐다.

첫 단계로 배출 요일을 어기고 시내 곳곳에 방치된 종량제 봉투 실태를 지적했고 거제시 재활용률은 전국 평균 59.1%에 못 미치는 52.2%에 그쳤다. 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종량제 봉투 속 현실을 직접 확인했다. 고현과 옥포 두 곳의 쓰레기 수거업체와 동행했고 종량제 봉투 속에는 먹다 남은 라면부터 헌 신발까지 무질서 그 자체였다.

이런 문제의 대안으로 거점수거제와 종량제봉투 실명제 병행이 시대적 추세다. 한편으로는 사업장 종량제 봉투 차별화도 거론되고 있다. 물론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생활폐기물 분리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장 종량제 봉투 가격만 인상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현재 사회 문제 대부분이 불평등으로 인해 야기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차별은 문제해결의 최후 수단으로 활용돼야함이 옳다.

가격 차별화 근거로 거제시는 쓰레기 처리비용 주민부담률이 절반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러나 전국 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경상남도 주민부담률은 31%, 서울시는 24.9%에 불과하다. 부산과 울산을 제외하고 거제시 주민부담률(2014년 53%)은 이미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종량제 봉투 가격을 인상한다는 것은 행정 편의적 대책이라는 지적이 충분히 나올만하다.

거제시는 분리배출 과태료 부과 건수가 최근 3년 평균 1년에 13건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불특정 다수를 규제하는 방식을 벗어난 행정을 펼칠 필요가 있다.

거점수거제와 종량제 봉투 실명제가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단속이 철저히 이뤄지고 거점수거장 관리자를 공공근로 형식으로 채용한다면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종량제 봉투 사용을 줄인다는 것은 재활용을 높이는 것과 같은 말이다. 재활용을 높이는 것은 작게는 도시미관을 깔끔하게 하고 크게는 지구 자원의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역할이다. 이제는 인류가 지구 자원을 갉아 먹으며 온난화 등의 문제만 야기했던 과거와의 고리를 끊을 때다.

이는 폐기물 처리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시민부담 또한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개인의 실천은 행정의 효과적 지도가 담보돼야 비로소 이뤄진다. 행정과 시민이 양 날개가 돼 도약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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