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슈퍼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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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신문
  • 승인 20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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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윤 이사장

▲ 박명윤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어렸을 때 가을철 논에서 고개 숙인 벼 사이로 뛰어다니면서 벼메뚜기를 잡아 구워먹은 추억이 있는 어른들이 많을 것이다. 요즘은 논에 농약을 많이 살포하기 때문에 메뚜기가 살 수 없다. 이에 일부 논에 농약을 치지 않고 벼메뚜기를 키우는 농촌도 있어, 옛 추억을 가지고 자녀들과 함께 메뚜기 잡기 체험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곤충은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150만 생물종 중 60% 이상인 90여만종이 있고, 그 중의 50% 이상은 인간의 미래 대체식량자원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곤충은 적은 사료와 물로 엄청나게 번식하기 때문에 330㎡(100평)에 1톤 사육이 가능하다.

가축 사료 1/10 비용으로 동일한 분량의 단백질을 얻어낼 수 있다. 소고기 1kg을 얻으려면 사료가 10kg이 필요하지만, 곤충은 1.7kg 정도면 충분하다. 농촌진흥청의 육류 단백질과 곤충 단백질 비교 자료에 의하면 100g당 단백질 함유량은 돼지고기 15.8g, 소고기 20.8g, 귀뚜라미 26.4g, 갈색거저리 50.32g, 벼메뚜기 70.4g이다.  

UN 식량농업기구는 세계 인구가 2050년에 약 90억명으로 증가하고, 2100년에는 110억 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곤충은 인류의 미래 대체식량 자원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곤충식품의 활용 학술포럼'이 서울에서 개최됐다. 학술포럼은 식량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발제와 주제발표, 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박규택 강원대 명예교수는 '21세기 미래 생물자원으로서 곤충'이란 발제를 통해 앞으로 곤충이 식량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규성 농업생물부장은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곤충식품의 개발과 전망'이란 주제발표에서 미래 식량자원으로서 곤충 식품산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개척을 위해서는 다양한 레시피, 메뉴, 제품 개발, 특수의료용, 기능성 식품의 개발과 활용으로 소비 확대 및 부가자치 극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했다.

경민대학 호텔외식조리과 김수희 교수는 '곤충식품의 양양학적 평가'라는 토론에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이 식량안보의 미래라고 판단해 식용곤충의 연구와 보급을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래 식량안보를 위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먹을거리로서 우수한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식용곤충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식용곤충은 철저한 독성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영양도 매우 풍부하다. 또한 온실, 비닐하우스 등에서 키우기 때문에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며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기농산물보다도 더 안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곤충 식품에 대한 혐오감이나 거부감을 없앨 수 있도록 가루로 만들어 제품에 첨가하는 등 신제품 개발과 의학적 기능성을 부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멕시코산 곤충가루가 유럽으로 추출되어 빵이나 파스타 등에 첨가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식용으로 제조나 판매 가능한 곤충은 식품공전에 등록된 누에번데기, 메뚜기 외에는 전무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년 7월에 식용으로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허용했으며, 흰점박이 꽃무지 애벌레와 장수풍뎅이도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애벌레'라는 단어에 거부감과 혐오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 농촌진흥청은 식용곤충 이미지 쇄신을 위해 새로운 명칭을 일반에게 공모해 갈색거저리 애벌레는 맛이 고소해 '고소애', 흰점박이 꽃무지 애벌레는 꽃과 굼벵이를 합해 '꽃벵'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음식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전통 한식에 곤충을 응용할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보고 있다. 즉, 된장이나 고추장에 곤충 분말을 섞으면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곤충요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고소애'의 경우 몇 년 전에는 1kg당 7만원 정도였으나, 사육 농가가 늘면서 최근에는 1kg당 1만3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지구상에서 최대의 생물 군단인 곤충이 인간의 일상 먹거리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의 잦은 발생은 인류의 식량 문제와도 직결되어 식량 위기가 올 수 있다. 이에 대체식량으로 식용곤충 수요증가를 위한 식용 및 약용 등 다양한 형태의 곤충산업 육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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