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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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신문
  • 승인 200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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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광의 원고지세상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리랑」노래 한가락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노래가 언제 누가 어떻게 하여 시작되었는지 그 연원조차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기원설로는 박혁거세와 알영부인을 모태로 하는 알영설(閼英說), 밀양 사또의 딸인 아랑의 죽음과 연관 지은 아랑설(阿娘說), 대원군의 경복궁 중건과 관련된 아이롱설(我耳聾:나는 귀가 먹었다), 사랑하는 님을 떠나보낸다는 뜻의 아리랑(我離娘) 유래설을 비롯하여 낙랑설(樂浪說), 아라리설, 아린설, 얄리얄리설 등 그 가설만 해도 헤아리기가 어렵다.

그러나 「아리랑」이라는 말은 조율성과 흥을 돋우기 위한 무의미한 후렴의 소리일 것이라는 점과, 이 말이 한자어라기보다는 우리 민족의 자연발생적 구음(口音)의 고유어일 것이라는 추측에 대하여 대체로 동의한다.

또한 의미론적 배경에는 민족적 정서가 깔린 한의 응어리며 삶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푸념의 노랫가락 정도로 정리되고 있다. 그 이유로 아리랑의 어원이 「아리다」에서, 쓰리랑의 어원이 「쓰리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명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특히 「아리랑」은 소리로 보아 훌륭한 음악적 조화를 이루는 탓에 친근감이 듬뿍 배여 널리 회자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 집단적 노동요로는 제격이다. 이번 노대통령 방북 시 「아리랑」공연 관람문제를 두고 말이 많았다.

이 공연이 과연 종합예술의 성격을 띤 문화적 산물인가, 아니면 북한의 선군정치 체제선전용인가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이 공연이 단순한 문화의 일면이라고 보기보다 오히려 종교적 수준의 집단의식이며 제의(祭儀)에 가깝다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

남쪽땅에서는 학교 운동회라고 하면 꼭 있던 매스게임도 획일적이라는 비판 때문에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집체가 정말 개성을 죽이는 일인지, 학교 교육용 집체까지 내 아이 고생시킨다고 야단을 부리는 일이 아이를 바로 키우는 것인지 이제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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