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기부
장윤정의 기부
  • 거제신문
  • 승인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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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광 논설위원

옛날에 옥수수를 키우는 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 그 농부가 거둬들인 옥수수는 그 나라에서 열리는 농산물박람회에서 늘 1등을 차지했다. 도대체 어떻게 재배하기에 한두 번도 아니고 늘 1등을 하는지 다른 옥수수 재배농가에서는 그 이유가 무척 궁금했다. 사람들은 그 비결을 공개하기를 원하자 그 농부는

"참으로 간단합니다. 그해 수확한 옥수수 중에서 제일 좋은 씨앗을 골라 마을 사람들에게 내년에 심으라고 나누어 줍니다. 왜냐구요? 그건 결국 나 잘되라고 하는 일이지요. 바람이 불면 옥수수 꽃가루는 이 들판에서 저 들판으로 날아가 수정을 하게 되는데, 만약 다른 사람들이 품질이 떨어지는 옥수수를 기른다면 그 옥수수 꽃가루가 날아와 내 밭에서 자라는 옥수수의 품질까지 떨어뜨릴 게 뻔합니다. 그러니까 이웃에서 좋은 옥수수를 기르는 것이 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지요"

전국시대의 인물로 공자에 버금가 아성(亞聖)으로 불리는 맹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가 그를 키웠다. 처음에는 묘지근처에 살았는데 맹자는 놀 때마다 장사지내는 흉내를 내는 것을 보고 이대로 두었다가는 교육상 좋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시장 근처로 집을 옮겼다.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곳이 시장이라 보면서 배우는 게 많을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장사꾼 흉내만 냈다.

이래서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학교 옆으로 이사했다. 학교를 드나들며 거기서 본 예의범절을 따라서 하자 그제야 안심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교육이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입증해준 예화라고 할 수 있다.

가수 장윤정씨가 며칠 전 몸이 아파 고통 받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데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1억 원을 기부하면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내 아이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했다"는 말을 내 아이만 귀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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