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망치는 지름길 '질투'
사람을 망치는 지름길 '질투'
  • 거제신문
  • 승인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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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 - 세익스피어 作

▲ 김강민(29·고현동)
우리가 질투의 대상으로 삼는 것들은 대게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는가? 자신에게 결핍된 어떤 것을 오랜시간 동안 관찰을 통해 스스로 찾아낼 수 있다면 고요하고 깊은 밤의 하늘처럼 자기 내면의 세계에 깊이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질투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모습에서 이 모든 것을 찾고자 한다, 이는 너무도 쉽고 빠르게 그리고 어떠한 감정보다도 격렬하게 우리를 이끌며 마치 우리가 미워해야할 대상이 저기 있으며 그것이 너의 모든 원인이자 내가 찾고자 하는 대상으로 삼게 만든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청순한 여인 데스데모나와 가장 난해한 인물 이아고 탄생시킨 오셀로 희곡은 질투하는 모습을 굉장히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한 인간의 단순한 질투심으로 시작된 악행이 순수하고 정직한 영혼들을 어떻게 타락시키고 빛을 잃게 만드는지 완벽에 가까운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아고라는 등장인물이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을 책임지는데, 인간의 나약함을 설명함과 동시에 그 감정을 어떻게 사용할지 정확히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묘사하는 모든 감정과 생각들은 마치 본래 그렇게 쓰이도록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탁월하다.

오셀로와 캐시오 사이에 오해를 조장하고 이로 하여금 오셀로 자신의 부인을 부정하게 만드는 것이나, 로더리고를 이용해 자신의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악의적 속삭임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모든 요소를 총동원한 공격이며, 인간의 심리를 너무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오셀로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것이 정말 행운이라 생각한다. 비극이 아닌 희극이었다면 그의 다른 작품을 더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못 했을 것이다. 왜냐면 비극은 많은 생각과 불안한 여운을 남기 때문에 그 여운을 어떤 식으로든 해소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 대책으로 다른 비극을 읽음으로써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는 면을 더 발견하고, 이를 통해 고통스러운 상황을 큰 동요 없이 대처할 수 있는 감성을 기를 수 있다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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