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는 동절기 밀렵행위가 성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달 30일 야생동물 밀렵방지 및 안전사고 예방 활동의 일환으로 연초면 천곡리 일원 야산에서 불법엽구 수거 행사를 실시하였다.
민·관 합동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거제시를 비롯해 야생생물관리협회 거제지회, 경남수렵협회 거제지회, 경남수렵인참여연대 거제지회 회원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참여자들은 산 곳곳을 누비며 불법으로 설치된 올무와 덫 등을 수거했다. 선선한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엽구수거를 위해 발걸음을 내딛는 참여자들의 얼굴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땀으로 뒤범벅이 됐다.
가쁜 숨을 내쉬며 나무에 설치된 올무와 덫을 찾은 참여자들은 장비를 이용해 능숙한 솜씨로 제거한 뒤 이를 자루에 담았다. 한나절 동안 진행된 불법엽구 수거를 통해 수많은 올무와 덫이 제거됐다.
한 참여자는 "매년 불법엽구를 제거하고 있지만 제거하는 숫자보다 더 많은 덫이 설치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멧돼지와 고라니 등 유해조수는 물론 오소리와 뱀 등 많은 야생동물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상위포식자가 사라지면서 큰 들짐승들이 늘어나고 야산의 밭과 논 등지에 피해를 주고 있지만 실제 보호해야 할 야생동물들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몸에 좋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일부 사람들의 행태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법 엽구수거를 마무리한 참여자들은 주변 환경정화 활동을 병행하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 했다.
행사에 동참한 거제시 관계자는 "불법엽구 수거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 밀렵·밀거래 행위 근절을 위해 내년 3월까지 계속해서 관련단체 등과 연계해 합동 단속 및 엽구 수거를 실시해 나갈 방침"이라면서 "야생동물의 안전한 서식 활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므로 밀렵행위 발견 및 불법엽구 설치 행위 시 거제시 환경위생과와 낙동강유역환경청·야생생물관리협회 거제지회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수거된 불법엽구를 전시해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