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금요일 오전이면 어르신들 무료한글교실 수업을 위해, 옥포2동 동사무소 3층을 찾으시는 조용하고 인자하신 미소가 돋보이는 김복희 선생님, 40여년 동안 대한적십자 봉사원으로 하루하루 바쁜 시간을 보내시는 중에도 벌써 2년째 할머님들과 함께하는 한글수업을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계신다.
그런중에 <계간 시세계 가을호>에 기쁜 소식이 실려, 주위를 놀라게 하셨다. 다름아닌 시조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신 것인데, 대한적십자 봉사원으로 상록회 회장으로 바쁜 중에도 언제 창작활동을 이렇게 열심히 하셨는지, 그 열정이 새삼 부럽기도 하다.
김복희 선생님은 신인문학상 당선소감에서 외로움의 깊이를 이해하는 것은 삶의 깊이를 이해하는 것과 같다며 그 깊이를 항상 저울질하며 살아온 부끄러운 나의 시심(詩心)에 기를 돋우어 주신 심사위원님들과 주위의 모든 분들께 짐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시조 <봉정암>,<빈집>,<이웃이야기>, <해금강>, <솟대>를 당선작으로 뽑은 심사위원은 (이상범, 김용길, 윤제철, 황갑윤) 엄격한 형식을 지킨 시조를 보기 힘든 요즘, 형식을 지키려고 애를 쓴 시조를 만나게 되어 반갑고 기쁜 일이며, 현대시보다 엄격한 형식을 지키면서 이미지를 그려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며 김복희 선생님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자칫 잘못하면 형식에 얽매여 일부분만 드러내고 말 수 있으니 조심해야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김복희 선생님은 거제 출생으로 창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셨고, 현 계룡 수필문학회 회원으로도 활동중이시다.
선생님께서 여지껏 해오신 봉사활동이 밑거름이 되어, 좋은 시조를 쓰는 시조시인으로도 성공하시길 바란다.
<봉정암>
때묻은 한 벌 옷을 세상에 벗어놓고
하늘에 매어달린 상념의 안개 기둥
밤새워 돌아 도는 아득한 불경소리
백담사 밀어올린 봉정암 우담바라
그윽한 자비향기 대청봉 넘고 넘어
온 세상 밝혀주는 꽃비로 내리리라
땅 위에 내린 마음 이슬에 젖고 젖어
빈 마은 쥐어주고 오던 길 가라하네
명상 안 갇힌 번뇌 얼마나
아픈 정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