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어구에서 ③
만리장성 어구에서 ③
  • 거제신문
  • 승인 2007.10.18
  • 호수 1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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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 선생 재조명

현재에 부(富)하고 강(强)하다고 자만할 수도 없는 동시에 빈(貧)하다고 약(弱)하다고 낙심할 필요도 없음은 이 몇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까 하오나 이 외에 우리의 주의치 아니치 못할 문제가 하나 있사오니 즉 -‘이 원칙은 노력하는 자에게만 적용된다’는 것이외다.

우리는 동물학이며 식물학에서 전 세계에 있는 동식물로 지금 없어진 것을 많이 볼 수 있고 인류학이며 고금학(古今學)에서 전세계에 있는 인류로 지금 없어진 종족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네들은 어찌하여 이 세상에서 영원히 없어지고 말았는가요? 물론 동물이나 식물에 대하여는 기후, 풍토 기타 여러가지 방면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하오나 인류에 대한 설명은 다만 철저한 자각이 없었고, 노력이 부복하였던 것이라’는 외에 별다른 이유가 없을 것 같사외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약하고 빈하더라도 결코 실망할 필요는 없는 동시에 철저한 자각으로 노력하여야 될 것을 알아야만 되겠습니다.

그렇치 못하는 민족은 북해도의 아이누나 대만의 생번(生蕃)처럼 점점 적어져 가다가 영원히 이 세상에서 쓰러지고 말 것이외다.

벗이여!
생각이 이에 이르매 나는 ‘우리에게 철저한 민족적 자각이 있는갗 ‘우리의 하는 노력이 우리의 모든 건설사업을 이룸에 부족함이 없는가?’라고 반문하지 아니할 수 없었사오며 이와 동시에 심한 공포로 전신이 떨림을 느끼었나이다.

기차는 나의 번민이 저에게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이 여전하게 털그럭 털그럭 달아나오며 찻간은 여전히 고요하옵고 다만 서양부인의 웃음소리가 간간히 침묵을 깨뜨릴 뿐이외다.

1922. 6.23

현재있는 장성이 진시황의 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은 최고 사학가의 공인하는 바이외다.
그러나 이 감상문은 고래의 전설 그대로를 사실로 가정하고 쓴 것이외다.   <작자 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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