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김현봉 선생

국정 선생은 대통령 및 문교부장관상, 옥조근정훈장, 옥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하고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거제지부 고문, 한일중서예문화교류협회 이사, 서울미술제 서예부 심사위원, 국제현대미술창작회 초대작가 등을 역임했다.
저서는 김현봉 서작품 선집 등이 있다.
독산해도 도연명선생시.
계절은 첫 여름이나 초목은 나날이 자라고 집 주변의 나무들은 가지와 잎새 무성하여 깃들기 좋도록 된 것을 즐거하는 듯 나도 또한 내 집을 사랑하며 즐겨 살고 있다.
벌써 밭도 갈았고 또한 씨도 뿌려 놓았으니 농사일이 한가한 적에 또 때로 내 서재에 있는 책을 꺼내 읽기도 한다.
궁벽한 마을에 깊숙이 들어앉아 귀인이 많이 다니는 거리와 멀리 떨어져 살고 보니 나는 한적 이것이 이리도 좋아서 남과의 몇 회는 여간하여 하는 일이 없으매 때로 전부터 오래 사귀어서 친분이 있는 사람이 수례를 타고 찾아와도 그냥 돌려보내곤 한 적이 여러번 있었다.
세상 시끄러운 것을 피해 혼자서 술을 기우리매 내집 정원에 뜯은 나물로 안주를 하면 마음이 편안하다. 가는 비가 동쪽에 내리고 상쾌한 바람이 비로 더불어 오는 것도 좋은 일이다.
서제의 책상을 깨끗이 하고 주왕전 상해도 같은 책을 펴 놓고 읽어본다. 머리를 들었다 숙였다하여 얼마 안 된 이들 책에서 우주의 모든 것을 다볼 수 있으니 이것이 즐겁지 않고 세상에 또 어떤 즐거움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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