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골 마을 농부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양을 가게 됐다. 나도 가족들과 한 번도 가지 못한 여행지로 여행을 가는 전날이면 엄청 떨리고 설레는데 농부도 그랬을 거 같다.
한양으로 가게 된 농부의 아내는 농부에게 참빗을 사오라며 잊지 말라고 밤하늘의 저 반달처럼 생긴 참빗을 사달라고 한다. 다음날 농부는 한양으로 떠나면서 아내가 사오라는 참빗을 잊어 버릴까봐 '달처럼 생긴'을 계속 외며 간다.
한양에 도착한 농부는 밤하늘의 달을 보고 주인에게 달처럼 생긴 물건을 달라고 한다. 반달이었던 달이 보름달로 바뀌었는데 주인은 보름달처럼 생긴 거울 하나를 주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농부는 아내에게 동그란 거울을 주고 밭일하러 간다. 그 사이 아내는 거울 속 자신을 보고 남편이 한양에서 웬 젊은 여자를 데리고 왔다며 울고불고, 할머니는 거울을 보는 웬 할머니가 자신을 쳐다본다며 화를 낸다. 농부의 아들과 할아버지도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아들은 어린애가 자신의 엿을 뺏은 줄 알고 울고 할아버진 웬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호통 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거울 속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인 줄도 모르고 소리 지르고, 울고, 화내고 아마 나도 옛날 사람이었으면 그랬겠지 생각하니 웃음이 막 나왔다.
옛날에는 서양에서 처음으로 건너온 물건들 중에 쓰는 방법도 모르고 신기한 물건들이 많아 귀신이 씌었다는 얘기가 떠돌았다는 책을 읽은 적 있다.
신기한 물건들이 처음 본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낯설고 무서운 거였을까? 처음 본 장난감을 봤을 때 나도 어떻게 하는지 몰라 설명서를 보는데 옛날에도 설명서가 있었다면 잘 사용했을 텐데 라는 생각도 해봤다. 참 재밌는 책을 읽은 것 같아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