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된 체험마을 지원금 3억5000만원
독이 된 체험마을 지원금 3억5000만원
  • 조규홍 기자
  • 승인 201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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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항체험마을 운영위 전체 사퇴 후 1년 간 중단
일부 주민, 체험마을 시설 개인용도 사용 의심
부채 및 토지사용료 문제로 인수·인계 답보상태

▲ 하청면 와항 섬미리내 농어촌체험휴양마을이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지난 1년동안 운영되지 못하고 후임 운영진에 사업 인계도 이뤄지지 않아 파행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거제시는 오는 2월까지 주민갈등 중재를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하청면 와항 섬미리내 농어촌체험휴양마을(이하 와항체험마을)이 전임 운영위원들과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1년 동안 파행을 겪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전임 운영위원이 체험마을을 사유화하기 위한 시도가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고, 전임 운영위원장은 체험마을 적자를 제외하고 다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거제시 중재로 마을주민들은 회계장부 사본을 검토한 뒤 체험마을 사업을 인계받기로 해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도출될지 주목된다.

와항체험마을은 지난 2009년 녹색농촌체험마을 사업에 선정됐고 국비 2억과 시비 5000만원을 지원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비 중 1억원은 마을회관 리모델링에 쓰였고 이를 통해 마을회관 2층은 민박시설로 활용 중이다. 남은 사업비는 죽순체험장 신축, 마을안내 표지석 설치, 체험장비 구입 등에 사용됐다.

와항체험마을은 또 지난 2013년 사후관리지원사업 보조금 1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아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와항체험마을 방문객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방문객 수는 2011년 1530명, 2012년 2028명, 2013년 4461명, 2014년 3509명으로 집계됐다.

주민 간 갈등은 지난 2010년 체험마을 건물이 준공되면서 발생했다. 당시 마을이장 A씨가 신축 건물 등기를 미뤘던 것.

이에 마을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고 2년간 미등기 상태로 운영되던 건물은 2013년 와항마을 명의로 등기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와항체험마을의 관리권한이 체험마을 운영위원회로 전임되면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하청면노인회 총무 A씨는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와항체험마을의 관리권한을 와항마을로 넘겨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2012년 등기문제로 3차례 마을 회의가 진행됐는데 이 과정에서 체험마을 관리권한이 마을 주민들과 상의없이 관리위원회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갈등이 증폭되자 와항체험마을 운영위원 전원은 지난해 1월 사퇴하고 와항체험마을 운영은 전면 중단됐다.

전 와항체험마을 운영위원장 B씨는 "마을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불신만 쌓여갔다"며 "지원금의 사용처에 대해 경찰조사도 받아 공금횡령이 아님이 밝혀졌지만 감정의 골이 깊어 더이상 대화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인수·인계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체험마을 운영 시 발생한 개인부담금 및 부채 2900만원이다.

거제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지금까지 조사 과정에서 1900만원의 부채는 확인됐다"며 "현재 체험마을사업 인계받는 쪽에서 회계자료를 검토 후 부채를 갚고 인수하기로 돼 있지만 불투명한 상황이다. 심하면 지원금 회수 결정이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와항체험마을 사건은 작은 마을에 갑자기 생긴 큰 돈이 마을 발전은커녕 두 동강 나는 사태를 불러일으킨 셈이 됐다. 시는 갈등해소를 위해 오는 2월까지 중재를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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