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청면 승마클럽에서 거제 도심으로 향하던 김수용씨(51·통영)는 갑작스레 나타난 차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3중 불법주차로 줄지어져 있는 차량들 때문에 왼쪽에서 차량이 갑자기 튀어나올 줄 몰랐던 것이다.
김씨는 "산업단지를 지나면 승마클럽이나 거제명산들을 가려는 외지인들의 차량통행도 많은데 거제시가 스스로 오명을 씌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중공업 신 한내공장을 중심으로 입·출구 부근에 불법주차가 만연해 인근 주민과 관광객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 해당구간은 연초면 오비마을부터 한내조선특화농공단지에 이르는 3.06㎞ 길이의 도로로 사업비 300억 원을 들여 삼성중공업에서 개설한 도로 중 일부다.
거제시에 따르면 조선특화농공단지·오비산업단지에서 1만명 이상의 근로자들이 종사하게 됨으로써 물류수송 및 출·퇴근 차량 혼잡해소·교통사고 예방 등의 이유로 폭 20m 4차선으로 확·포장됐다.
공사는 완료됐지만 아직 준공완료 신고는 되지 않은 상태다. 차량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도로공사가 진행됐지만 현 교통상황은 공사 이전과 비교했을 때 도로면 정비 외에 달라진 것이 없다.
양 방향 2차선이 2·3중으로 불법주차 차량들 때문에 사라진지 오래라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양 방향 1차선으로만 간신히 지나갈 수 있다. 3중으로 주차한 차량들로 중앙선을 침범하는 차량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19·20일 오전 11시~12시30분 동안 지켜본 결과 조선특화농공단지에서 한내공단으로 이어지는 1km 가량의 도로에 200여대가 넘는 차량들이 불법 주차돼 있었다.
특히 폐기물처리장으로 향하는 대형차량들이 양쪽에 주차돼 있는 차량들로 인해 한 번에 방향을 바꾸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도로준공 전이라 단속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 관계자는 "도로 양방향으로 주차돼 있는 상황은 알았지만 2·3중까지는 아닐 것"이라며 "도로가 준공되지 않았기에 현 시점에서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도로에 주차 못하게 할 시 마을 안쪽으로 차량들이 진입해 마을에서 민원이 발생하게 된다"며 "준공되는 대로 일부 도로를 주차면으로 조성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