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평균 온도 높아 냉수어족에 치명타
경기쇠퇴로 가격까지 떨어져 어민 울상

본격적인 겨울을 맞이해 한파가 찾아왔지만 대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따뜻했던 겨울은 어민과 중개인들에게는 더 추운 겨울이 됐다.
거제수협에 따르면 작년 동기간 대비 올해 대구 수확량이 2만9010미가 감소했다. 200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대구 자어 방류 사업도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결과가 됐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2015년 12월 거제지역 해수 온도가 평균 14.8도로 2014년 12월 평균수온 13.8보다 1도 올랐다. 해수 온도 상승은 냉수 어족인 대구에게는 직격타를 입혔다.
냉수성 어종인 대구는 수온 5~12℃ 되는 45~450m의 깊은 수심에 서식한다. 이처럼 차가운 바다를 따라 이동하는 대구의 습성 상 올해는 거제 지역까지 내려온 대구가 많지 않았다.
거제수협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월 20일까지 대구 어획량은 10만6106미로 나타났다. 거래금액은 총 18억1611만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올해 대구 어획량은 7만7096미로 작년에 비해 27%가 감소했다. 올해 같은 기간 대구 거래금액은 총 11억1859만원으로 38%가 줄어 어획량의 감소폭 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잡이 어선 선주 김기배씨(67·장목면)는 "1월20일이면 한 해 대구 잡이는 사실상 마무리 된다. 최근 날이 추워졌지만 큰 효과는 못 봤다"며 "어획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오르지 않아 수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설 대목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어황을 봤을 때 소득감소는 불가피할 것 같다. 경남도에서 대구 방류사업을 꾸준히 진행 중인데 규모를 좀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경남도는 지난 1981년부터 586억 알의 대구 수정란과 2009년부터 9678만 마리의 자어를 방류하고 있다. 경남 어업진흥과는 거제·창원·통영·고성·남해 일대에 올해 부화자어 방류량을 전년대비 50% 증가한 6500만 마리를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성구 관포어촌계장은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대구 어획량이 조금 늘었지만 예년 어획량에는 못 미친다. 가격도 예전엔 마리당 평균 2만원 정도였지만 현재 평균 1만2000원에 거래 되고 있다"면서 "따뜻한 날씨에 건조 작업도 할 수 없어서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토로했다.
해수 온도는 기상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에 최근 일시적으로 한파가 몰아쳤지만 대구를 불러오진 못했다. 실제로 관포위판장 일별 현황 따르면 한파가 시작된 지난 18일 어획량은 217미로 따뜻한 날씨였던 14일 어획량 237미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거제수협 관계자는 "어획량 현황은 전산화 과정에서 대구 크기에 따라 축소 입력되기 때문에 실제 현황과는 다소 차이가 발생한다"면서도 "정확한 실제 현황은 아니라도 대구 어획량이 확연하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수협에서 어민들 수입 보장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