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곁에는 반려견 두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어르신 곁에는 반려견 두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 조규홍 기자
  • 승인 2016.0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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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포동 70대 노인 고독사…사망 3주 만에 발견
기초생활수급자 해당 안 돼 노인보호 사각지대
노인돌봄서비스 1105명, 전체 노인 0.05% 불과

우모씨(74)의 임종을 지킨 것은 그의 반려견 두 마리 밖에 없었다. 심지어 사망사실도 3주가 지나서야 이웃의 신고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지난 15일 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고독사 사고가 발생해 동 지역 독거노인 보호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아파트 관리소장은 "근무한 지 3년이 됐지만 우씨를 5∼6번 밖에 못봤다"고 말할 정도로 대외활동도 적었다.

우씨는 이날 TV소리만 계속 들린다는 이웃의 신고로 발견됐다. 당시 아파트 관리소장은 이웃 주민의 신고를 듣고 집에 올라갔다. 하지만 문은 굳게 잠겨있었고 초인종과 문을 두들겨도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경찰서와 소방서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은 문을 부수고 들어가 숨져있는 우씨를 발견했다. 조사결과 우씨는 12월 말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씨의 시신은 지난 18일 화장됐다.

거제경찰서는 수사결과 타살과 사고 흔적이 전혀 없어 사건 종결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우씨는 동거 가족 없이 홀로 지낸지 30년이 됐고 두 명의 자녀와도 교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두 명의 자녀는 우씨의 전화번호와 사는 곳도 알고 있지 못했다.

아파트 관리소장 서모씨는 "사고 이후 딸과 시누이라고 밝힌 사람들이 왔었다"며 "그들은 우씨가 수년전 전화번호를 바꿔 연락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거제시는 노인돌봄서비스, 노인안전지킴이 사업 등 총 8개 소외노인 보호 사업에 9억49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노인돌봄서비스는 주민등록상 동거자 유무에 상관없이 실제 혼자 살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안전 확인, 생활교육, 서비스 연계, 가사 및 활동 지원 등을 제공하는 복지서비스이다.

특히 노인돌봄서비스는 7억2689만원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어 거제시 소외노인 보호사업 중 가장 큰 사업이다. 하지만 2015년 기준 노인돌봄기본서비스에 등록된 거제시 노인은 1105명으로 거제시 전체 노인인구 1만9962명의 0.05%에 불과한 상태다.

사업신청을 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 독거노인은 일정한 수입이 없어도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여기에다 거제시는 지역내 독거노인 통계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도시지역은 이웃 간 관계가 소원하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특성이 있어 고독사가 더 많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반면, 거제시는 면 지역 노인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고독사를 예방하고 노인 교류를 높이는 공동생활가정도 일운·거제면에 3곳, 장승포동에 1곳으로 면지역에 더 많이 분포돼 있다.

거제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면 지역 노인 인구가 더 많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편향 돼 보일 수도 있다. 동 지역에서도 통장 활동과 각종 복지 사업을 통해 독거노인 관리가 실시되고 있지만 면 지역보다는 소외되기 쉬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사건의 계기로 동지역 독거노인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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