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계 특성화고 거제여상, 존폐위기
상업계 특성화고 거제여상, 존폐위기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6.0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2년부터 신입생 지원율 감소…지난해의 경우 56%까지 떨어져

지역유일 상업계 특성화고교인 거제여자상업고등학교(교장 김정민)가 해마다 급격히 감소하는 신입생으로 인해 존폐위기에 처했다.

거제여상에 따르면 2012년도 정원의 68%였던 신입생 지원율이 2013년 64%, 2014년 65%, 2015년 56%로 떨어졌다.

올해의 경우 신입생 모집정원이 192명에서 180명으로 12명 줄었지만 전기모집에서 지난해보다 13명이 줄었고, 1차 추가모집에서도 작년 절반 수준인 8명이 지원하는 등 지난 15일 현재까지 64명이 지원해 35%의 저조한 지원율을 보이고 있다.

2차 추가모집 원서접수가 25일부터 3일 동안 진행될 예정이지만 입학정원을 다 채우기는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거제여상의 입학생 유치가 힘든 원인은 매년 줄어드는 지역 여학생 수와 관계가 크다는 분석이다. 또 여학생들의 중학교 내신성적이 남학생보다 높아 일반계고 진학이 수월하다는 점도 이유의 하나로 꼽힌다.

남학생 수가 여학생보다 많지만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여학생이 많아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남녀격차는 줄어든다.

2013·14년도 지역의 중3 학생은 남 3344명, 여 3207명으로 각각 51%, 49%로 나뉜다. 하지만 이들의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은 남 2572명, 여 2540명으로 남학생 50.3%, 여학생 49.7%로 격차가 줄었다. 이는 지역의 남학생들의 지역 외 유출 문제로까지 이어져 거제여상을 남녀공학으로 개편하자는 안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남녀공학이 되면 38년 동안 순수 여학교로서 운영돼 온 거제여상의 전통성이 상실되고, 군복무와 연계된 남학생의 상업계열 시설이 없어 취업이 어렵다는 점이 입학생 유치와 졸업생 진로에 큰 문제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계고교 전환 역시 지역에서 상업계열 취업이 특화된 상업계 특성화 고교가 사라지는 것이어서 우려되는 부분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거제여상 측은 정원이 채워지지 않았더라도 명문 상업계 특성화 고교로 성장한다면 신입생 유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거제여상은 입학생 유치를 위해 2013년 취업에 유용한 회계금융·인터넷 비즈니스과로 체제개편을 단행하고 취업 필수과목인 국어·영어·한국사는 보충수업을 통해 보강하고 있는 상태다.

또 선 취업·후 대학진학을 목표로 금융권 및 대기업 사무직과 같은 양질의 직장에 취업하는 학생들이 매해 늘어나는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여개 업체와의 MOU 체결로 취업에 유리하다는 점도 거제여상이 가진 장점이다. 다만 거제여상 졸업생을 구하는 업체는 많지만 구직할 학생이 없어 신뢰를 이어가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거제여상 관계자는 "신입생 유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과 학부모의 소신"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거제여상에 대한 지역의 이미지가 일반계고교보다 좋지 않은 점이 밀접한 유대관계를 지닌 도농복합지역의 취약점 중 하나"라며 "입학 원서 낼 때마다 중학교 내신 성적 15~25% 사이의 중상위권 학생들이 소신을 지키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신입생 유치를 늘리려면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의 보충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숙사 신축과 통학버스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거제여상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학교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고민해나가겠다"며 "학교 측에서 제시한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