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례(家家禮)
가가례(家家禮)
  • 거제신문
  • 승인 2016.0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날 아침 차례(茶禮)를 지내고 나야 설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아가신 분의 기일에 모시는 것이 기제사고, 명절날 돌아가신 모든 조상을 모시는 것이 차례다. 차례의 유래에 대한 기록이 없어 알 수 없지만. 중국의 예법에 조상을 간략하게 받드는 방법으로 차를 올리던 예식에서 온 용어로 보고 있다.

제사건 차례이건 상차림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실질적인 방위와 관계없이 신위가 있는 쪽을 북쪽으로 본다. 물론 옛날에는 사당을 지을 때 북쪽을 등지도록 구조를 잡았지만, 요즘의 아파트 구조로는 반드시 북쪽을 향해 상차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주가 신위를 바라보아 오른편이 동쪽이고, 왼편이 서쪽이 된다.

상은 5열이 기본이다. 신위가 놓여있는 쪽이 1열이다. 1열은 술잔과 수저를 놓는 시접과 밥과 국 등이 오르지만 설날 차례에는 떡국이 오르고 추석 차례에는 송편이 오른다. 2열에는 고기류 반찬으로 어동육서(魚東肉西)와 두동미서(頭東尾西)의 법칙을 적용한다. 곧, 물고기류는 동쪽, 육류는 서쪽에 놓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한다.

3열에는 탕 종류를 얹고, 4열에는 좌포우해(左脯右   )로 왼쪽 끝에는 포, 오른쪽 끝에는 식해를 놓고 가운데는 삼색나물을 배치한다. 5열은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의 자리다. 조율이시는 대추·밤·배·곶감이 진설되는 순서이며, 이때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색 과일은 서쪽에 놓게 된다.

이런 상차림뿐 아니라 절차와 방식까지 집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동해안 지방에는 명태가 올라가지만 서해안 지방에는 조기가 오르고, 경상도에서는 문어가 빠지지 않지만 전라도에는 삭힌 홍어가 준비된다. 특히 조율이시와 홍동백서는 순서와 색깔이 이치에 맞지 않고, 집안에 따라서는 배(梨) 다음 곶감(枾)이 아니라 곶감 다음에 배를 놓기도 한다. 여기서 유래된 말이 '남의 집 제사에 배놔라 감놔라 한다'로 쓸데없는 참견을 뜻한다.

기제사건 차례건 가가례(家家禮)의 자율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