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는 조속한 민간위탁 사업자 선정 및 운영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지역의 전세버스운송사업자와 국내여행업 등록사업자를 대상으로 지난 3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시는 다양한 의견을 검토해 시행 가능한 의견을 적극 수렴한 뒤 오는 3월 중 운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임시방편적인 처방은 곤란하다. 이참에 거제블루시티투어의 문제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운영활성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혈세로 운영되는 거제블루시티투어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다.
지역관광 진흥사업의 일환으로 많은 지자체들이 앞 다퉈 시티투어를 개설해 운행하고 있다. 시티투어는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권을 포함해 전국 60곳에 가까운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티투어는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저비용 관광패턴이며 기후변화 시대의 관광지 환경보전을 유도할 수 있는 저탄소 발생형 관광산업이다. 나아가 시티투어는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해당 도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시티투어를 운영하는 지자체는 직·간접적으로 대전시티투어를 벤치마킹했다. 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대전시티투어는 운행 방법과 노선 변경 등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전시는 올해부터 지역의 호텔이나 여관 등에서 숙박한 관광객이 대전시티투어를 이용하면 요금을 받지 않고 있다.
또 오는 3월부터 시티투어 관광객에게 KTX요금과 음식값을 할인해 주기로 했다. 코레일·지역 음식점 등과 협의를 거쳐 할인율을 결정할 것이라는 게 대전시의 설명이다. 대전시티투어 코스도 확대했다.
부여 정림사지 등 지난해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공주·부여 지역의 유적은 물론 대통령 별장으로 쓰던 청주시 청남대·속리산 등 충청권 코스까지 운행한다. 대전지역 관광코스로는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어 광역 시티투어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16만9000여명이 이용한 가평시티투어는 남이섬과 아침고요수목원, 쁘띠프랑스 등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 볼 수 있다는 매력과 함께 저렴한 이용요금, 편리한 대중교통과의 연결, 자유관광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자유관광은 관광 일정에 따라 잠시 둘러보고 쫓기듯 나와야 하는 일반적인 시티투어 관광과 달리 자유롭게 관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관광객들이 편하게 관광지를 둘러본 뒤 30분에서 1시간 마다 순환하는 버스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면 된다. 원하는 곳에서 충분히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2016년 지방자치단체 시티투어 지원 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돼 홍보비 5000만원을 지원받는 충남 서천시는 지역의 개성있는 관광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티투어 코스를 구성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차별화된 관광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서천시는 한산모시문화제, 한산소곡주 축제 등의 행사와 연계해 대단위 관광객을 모집하는 '메가시티투어'를 운행해 서울·대전 등 외부 관광객의 서천 방문을 유도할 계획이다. 서천시 역시 시·군 한 곳의 관광자원만으로는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군산시와 국립생태원을 연계한 광역시티투어를 오는 3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관광객 유치에 실패해 제대로 운행되지 않거나 중단되는 시티투어가 대부분이다. 경남의 경우 진주시는 지난 2012년부터 운행해 오던 투어버스를 수도권 관광객 유치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3년 만에 접었다.
남해군은 2007년 석 달간 보물섬 시티투어를 운행했지만 역시 외래 관광객 유치 실패로 중단했다. 산청군과 사천시도 투어버스와 시티투어를 각각 운영했지만 다른 지역 관광객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거제블루시티투어 성공의 마스터키는 이용객수 증가에 있다. 결국 수요자 중심의 문제점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거제블루시티투어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타 지자체보다 한 차원 높은 관광성과 품격을 갖춘 거제의 명물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