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경쟁에 내국인 치킨게임
노동시장 전체 문제…해결 요원

● 트릴레마(trilemma) 3마리의 토끼에 비유되는 트릴레마는 물가안정, 경기부양, 국제수지 개선의 3중고를 의미한다.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면 경기 침체가 일어나기 쉽고, 경기 부양에 중점을 두면 인플레이션의 유발과 국제수지의 악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렇듯 이 3가지가 서로 얽혀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
거제시 외국인 노동자가 증가추세를 보이면서 내국인 일자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중·소규모 3D사업장은 내국인의 지원도 적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가격 통제로 비효율을 감안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게다가 저임금 경쟁이 붙어 내국인 노동자의 임금도 동결돼있는 상태다. 이는 노동시장 전체 문제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행정자치부 자료에 따르면 거제시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2015년 기준 총 5935명으로 아주동이 1874명으로 가장 많았고 장평동 1291명, 연초면 615명 순으로 집계됐다. 2014년 거제시 외국인 노동자는 4715명, 2013년은 4439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추세다.
지역 건설업 관계자에 따르면 제조업뿐만 아니라 건설업 인력시장도 단순노동자의 경우 절반에 육박하는 수가 외국인 노동자로 채워지고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일용직 근로자 김모씨는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인력사무소를 여러 곳 돌아다녀 봐도 허탕 치는 날이 더 많다"며 "일을 하러 나가보면 체감으로는 70%가 외국인 노동자다. 아파트 브랜드는 국산이지만 외국인이 거의 다 만드는 셈으로 아파트도 OEM(인건비가 저렴한 개발도상국의 업체에 제품 생산을 의뢰하고 납품받은 제품에 자사 브랜드를 붙여 유통)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법체류자들의 인건비는 더 낮아서 일을 따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내국인들이 자신들의 임금을 깎아 내리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거제출장소(이하 거제출장소)에 따르면 불법체류자의 대략적 인원파악도 안돼있고 단속 인력도 거의 전무한 상태다.
거제출장소 관계자는 "거제시 외국인 인구가 1만5000명이 넘지만 관리 인력은 계약직을 제외하고 6명에 불과하다"며 "경남 전역을 맡고 있는 창원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 인원이 5명 내외로 실질적 단속은 불가능한 셈"이라고 말했다.
고현동의 한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하루 임금은 7만원, 내국인은 10만원선이다. 업체에서 생산비 절감의 이유로 외국인을 고용하지만 소통과 작업효율·안전상의 문제가 상존해 현재 내국인 인력만 받는다"고 설명했다.
아주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관리팀장은 "힘들고 어려운 작업의 경우 내국인 인력으로 충당할 수 없어서 외국인 인력이 필요하지만 업체에서 통제할 수는 없다"며 "사실상 국가적 움직임이 없으면 지금의 노동시장 개선은 힘들어 보인다"고 밝혔다.
조선소 협력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는 필요하다"면서도 "노동자끼리의 자리싸움으로 변질되지 않게 인력시장 전체의 구조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