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자(破字)로 본 나이
파자(破字)로 본 나이
  • 거제신문
  • 승인 201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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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자들 사이에 시비가 벌어져 결국은 법정에까지 왔다. 법정에 들어와서도 소란스럽자 판사는 방망이를 치며 "법정에서 정숙해 주세요" 하고 주의를 줘도 막무가내였다. 그때 판사의 한마디가 그들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모두가 한꺼번에 말하면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부터 이야기 해보세요" 하자 그 이후에는 아무도 먼저 증언하려고 하지 않아 사건은 기각되고 말았다.

여자들이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것은 여성으로서 최초의 노벨상을 받은 똑똑한 퀴리부인이나 영원한 민족의 누나인 유관순보다는 나이 80에도 남자들을 매혹시킨 파리 사교계의 전설적인 여인 니농 드 랑크로 같은 여인이다.

한자권에서는 나이를 맛깔스럽게 나타내고 있다. 나이 50대를 '쑥 애(艾)'자를 써서 애년(艾年)인데 머리털이 쑥처럼 희어진다는 것이고, 60대는 '노(老)'자에 '달 감(甘)'자를 붙여 '기년(耆年)'으로 나이가 들면 단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옛날에 노인들의 간식은 홍시(紅枾)나 곶감이었다. 80대는 노(老)자 밑에 지(至)를 붙여 '팔십 늙은이 질(  )'이 되고, 90대엔 노(老)자 밑에 '모(毛)자'를 붙여서'구십 세 모(   )'가 된다.

과년(瓜年)이 있다. 과(瓜)의 파자(破字)는 '八八'이므로 소위 28청춘(八+八=十六)이라는 여자 나이 16세를 나타내고, 남자의 경우에는 八× 八=六四세로 벼슬에서 물러날 때를 뜻한다. 이를 파과(破瓜)라 한다. 상년(桑年)은 48세로 상(桑)의 속자(俗字)는 '十'자 세 개 밑에 나무 목(木)을 쓰므로 '十'자 4개(40)와 '八(8)'자가 된다.

61살 화갑(華甲)은 화(華)의 파자로 '十'자 여섯 번과 '一'자가 되고, 77세 희수(喜壽)는 희(喜)자의 초서가 '七十七'처럼 되기 때문이고, 80세 산수(傘壽)는 산(傘)의 약자는 '八' 밑에 '十'을 쓰고, 81세 반수(半壽)는 반(半)의 파자가 '八十一'이 되고, 88세 미수(米壽)는 미(米)의 파자가 '八十八'이고, 90세 졸수(卒壽)는 졸(卒)의 약자가 '九' 아래 '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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