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범죄, 남의 일이 아니다
외국인 범죄, 남의 일이 아니다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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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창일 편집국장

▲ 배창일 편집국장
거제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외국인이 저지르는 범죄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3년간 거제지역의 외국인 범죄발생 현황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2013년 127건이었던 외국인 범죄발생 건수는 2014년 135건으로 소폭 상승했고 2015년에는 190건으로 증가했다. 물론 외국인 범죄 발생의 절반 이상이 음주운전과 신호위반 등의 특별법범이라고는 하지만 심상치 않은 증가추세는 주목할 만하다.

외국인 범죄발생률 증가는 거제지역 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는 전국적인 문제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우리나라의 체류외국인은 총 182만2781명이다. 이는 전체 국민(5150만986명)의 3.5% 수준이다.

체류외국인 증가 원인은 재외동포 자격 및 영주자격부여 대상 확대에 따른 중국동포의 유입, 산업연수로 인한 입국, 결혼이민자, 유학생 증가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의 한국사회 부적응이 범죄로 이어져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전국의 외국인범죄는 2010년 2만2543건에서 2011년 2만6915건, 2014년 3만684건, 지난해 9월까지 2만8114건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체류외국인들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자칫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 또 외국인 밀집지역에 거주하는 노동자 대부분은 열악한 근로환경과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며 복지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쓰레기 투기·고성방가·사소한 폭력시비에서 강력범죄까지 무질서와 범죄가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최근 드라마 및 예능 등 한류 영향으로 한국에 호감을 갖게 된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여성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불법 성매매나 업소에 흘러들 가능성도 예견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매년 늘어나는 외국인 범죄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국적별 체류외국인의 범죄억지를 위한 맞춤형 치안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또 '찾아가는 범죄예방교실'을 활성화해 거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범죄예방 교육이나 한국문화 교육 등 올바른 다문화사회 정착을 위한 맞춤형 치안 정책이 요구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 범죄에 대한 일반의 경계심이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 및 반다문화 정서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것이 공통적인 지적이다.

현재 경기지방경찰청은 외국인 범죄를 예방하고 외국인 스스로 치안에 참여하게 해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정책이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외국인자율방범대와 다문화 치안봉사단이다.

경기지역 외국인자율방범대와 다문화 치안봉사단은 중국과 베트남·파키스탄 등 13개국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예방활동에 참여하거나 장애인 시설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의 활동이 지역사회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지역사회 치안활동에 참여하는 외국인도 차츰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2015년 9월 현재 경기지역에는 안산단원과 수원서부·시흥·포천·수원중부·화성서부·양주·광주·연천·김포·화성동부·남양주·광명경찰서 등 모두 13개 경찰서에서 253명의 외국인자율방범대원이 활동하고 있다.

상인과 근로자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예방과 함께 지역 농촌일손돕기와 쓰레기 줍기 등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결혼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다문화 치안봉사단은 부천원미·안산상록·의왕·일산·성남수정·용인동부·고양·안성·이천·평택·분당·군포·부천소사경찰서 등 21개 경찰서에서 353명이 활동 중이다.

다문화 치안봉사단은 4대악 캠페인 및 외국인 밀집지역 범죄예방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불우 다문화가정 일손돕기, 장애·노인복지시설 봉사활동, 결혼 이주여성 가정폭력 상담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지역 주민이 스스로 치안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범죄율을 낮춘 경우가 많다.

거제지역의 외국인 범죄발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관계기관과 지역사회의 문제점 인식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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