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카제와 자살폭탄
가미카제와 자살폭탄
  • 거제신문
  • 승인 20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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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원종 15년(1274년) 고려군 8000명을 포함한 여몽연합군 3만9700명은 전함 900척으로 10월5일 합포(合浦·지금의 마산)를 출발해 일본 정벌에 나선다. 잘 나가던 전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병력의 1/3을 잃는 실패한 전쟁이 되고 만다.

결정적인 패인으로 태풍을 꼽고 있다. 10월20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불어 닥친 폭풍우로 연합군은 엄청난 타격을 입고 말았다. 고려사의 기록에 의하면 200척 이상의 선박이 침몰당하고, 살아 돌아오지 못한 자의 수가 무려 1만3500명이나 됐다.

1281년 5월3일 군대를 재정비해서 2차 일본정벌을 감행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태풍으로 연합군 14만명 중 3만명만 살아 돌아오는 대 참패를 면치 못한다. 일본은 그 태풍을 가미카제(神風·かみかぜ)라 불렀다. '신이 일으키는 바람'이라는 의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전투기에 폭탄을 싣고 적함에 충돌해 자살 공격한 일본 제국의 결사 특공대를 가미카제라고 불렀다. 가미카제 비행기는 폭탄을 싣고 적함에 충돌해 34척의 전함을 침몰시켰고, 미 해군은 단 1번의 전투에서 거의 5000명에 이르는 전사자를 낼만큼 무서운 공격이었다.

2001년 미국을 강타했던 9.11테러 이후 세계는 자살폭탄 테러의 공포에 싸여 있다. 지난 2월1일에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작년 11월 프랑스 파리, 1월12일 터키 이스탄불을 공격한 IS가 이제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한복판까지 공격을 감행했다. 아시아도 폭탄자살의 안전지대가 되지 못하고, IS가 발표한 테러대상국에 한국도 포함돼 있다

이슬람 종교에서는 개인적 이유로 자살하는 것을 금할만큼 생명을 중시하나 알라의 이름 아래 이뤄지는 자기희생적 죽음은 허용된다. 자살폭탄공격은 이슬람 공동의 선(善) 을 위한 죽음이므로 순교자로 추앙받게 된다. IS의 자살폭탄 테러의 원조는 일본제국의 가미카제 특공대다. 이들의 행위가 종교의 이름으로 미화되거나 신념의 행위로 정당화 돼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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