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유엔이 세계 158개국을 대상으로 GDP(국내총소득)·기대수명·부패지수·사회보장제도 등 5개 영역으로 조사한 '세계행복보고서' 1위는 스위스였고, 우리나라는 47위, 히말라야산맥 동쪽 인구 100만도 안 되는 부탄은 79위였다. 부탄은 2014년 IMF가 발표한 GDP 순위로는 세계 161위로 한마디로 지독히도 못사는 국가다.
1974년 제5대 부탄 국왕이 취임하면서 나라를 GDP가 아닌 국민총행복지수(GNH) 기준으로 통치하겠다고 발표한다. GNH에는 GDP가 포함되지 않고, 마음으로 행복을 느끼는 정도·시간활용·공동체의 활력·전통문화 등 9개 영역이다. 그럴 경우 부탄은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대답하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된다. 행복이란 지갑 속에 돈이 들어 있어서가 아니고 마음속에 즐거움이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부탄은 미래국가의 모델이 될지 모른다.
'나물 먹고 물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도다'고 노래한 우리 선조들의 삶의 관조가 바로 오늘의 부탄이다. 우리는 행복을 직업·돈·건강·학력 같은 데서 찾는다. 그러기 때문에 '당신은 행복합니까?' 하고 물으면 영락없이 '아니오'라는 대답뿐이다. 행복의 개념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행복(well being)은 내가 하는 일을 즐기고 있는가? 사랑하는 이들이 곁에 있는가? 충분한 에너지는 가지고 있는가? 봉사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가? 같은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작가 이외수는 그의 책 '아불류시불류'에서 '행복해지고 싶으신가요? 계절이 변하면 입을 옷이 있고, 허기가 지면 먹을 음식이 있고, 잠자기 위해 돌아갈 집이 있다면 마음 하나 잘 다스리는 것만 남았습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