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 속에/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작사, 작곡: 강승원 노래 : 김광석)>
김광석은 32세의 꽃다운 나이에 그가 부른 노랫말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그렇게 이 세상과 멀어져 갔고, 뭇 사람들에게 한번쯤 뒤돌아보게 하는 노래를 남겼다.
간혹 우울한 날 이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흐르고,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로 소름끼치는 노랫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30대의 중반을 넘어 곧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버린 나. 부계의 유전적 요인으로 머리카락이 하나둘 빠지고, 귀주위에 흰 머리카락이 누런 들 쭉정이 나듯 조금씩 자라날 때면 참말이지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나의 과거는 나에게서 점점 멀어져 간다.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 평소와 달리 필사적으로 내 삶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
비어가는 내 가슴 속을 조금이나마 채우고 싶다. 계절은 다시 돌아 돌아 내 아들이 청년이 되어 자식을 낳으면 나의 청춘은 점점 더 멀어져 가리라. 내가 보낸 것도 아니고,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나는 잊혀져 갈 것이다.
먼 훗날 내가 갈구하던 그 사랑은 내 곁에 있을까? 혹 무소유(無所有)의 진리를 깨닫고 있을련지….
며칠 전 생명보험에 가입을 했다. 점점 더 멀어져 가는 나의 청춘 때문이 아니라 점점 더 풍요로워야 할 내 주위의 가족을 위한 최소한의 나의 배려라면 너무 거창할까. 그래도 보험증서가 나오니까 왠지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내 비록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일지라도 나는 남은 자에게 나의 흔적을 남기고 가고 싶다. 김광석이 서른 즈음에 세상을 버렸지만 아름다운 노래를 남긴 것처럼 말이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나는 매일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