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이 최근 동(銅·구리)합금망 가두리 양식장의 실용화를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거제지역에는 아직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시와 경상남도수산기술사업소 거제사무소(이하 거제수산사무소)는 동합금망 가두리 양식장에 대해서 알고는 있으나 공식적 논의가 이뤄진 것이 없다고 밝혔고, 거제시어류양식업협회는 동합금망 가두리 양식장이 현 실정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수과원은 지난달 16일 어류 양식용 가두리망의 부착생물 및 폐어망 처리를 위해 개발한 동합금망 가두리의 보급 확대를 위해 산업체·지자체 및 관련 전문가 등 20여명이 참석해 '동합금망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수과원에 따르면 동합금망 가두리는 초기 투자비용이 일반 합성섬유 가두리에 비해 높은 편이나 수명이 5~10년으로 그 기간동안 그물망 교체 소요경비와 방오제 처리에 따른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고 가두리 전체를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합성섬유 가두리 그물망은 바닷물에 서식하는 패류나 해조류가 다량 부착하게 되면 물의 소통을 막아 각종 질병 발생과 여름철 고수온기에 가두리 내 용존산소 부족으로 양식생물의 대량폐사를 유발해왔다.
수과원은 이를 근거로 기존 가두리 내 부착생물 제거를 위한 그물갈이에 인력과 경비가 소요되고 망 파손에 의한 폐그물 처리에 따른 환경오염과 잦은 교체로 인한 비용 손실 등 양식 어업인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동합금망 가두리 양식장은 지난 2013년 통영 욕지도에 시범 설치해 성능 시험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욕지도에 설치된 동합금망 가두리는 원형으로 지름 25m, 깊이 10m, 무게가 총 8.5t에 달하는 대형가두리 양식어망으로 두께 3.5mm의 친환경 황동(구리+아연 합금) 와이어로 만들어졌다.
수과원은 실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거제시와 거제수산사무소는 수과원의 공식적인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시 어업진흥과 관계자는 "친환경 양식 어망에 관한 소식은 들은 적 있지만 공문이나 논의가 이뤄진 적은 없다"며 "거제시는 현재 양식 어망이 아닌 친환경 소재의 통발과 부자를 확대 사용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제어류양식협회 박태일 이사는 "4년 전 수과원은 통영에서 동합금망 가두리를 설치하면서 거제에도 시범 설치할 것을 제안했지만 초기 투입비용이 막대하고 그 크기가 너무 커 실정에 맞지 않았다"며 "양식어민들이 어망 교체작업에 큰 불편을 느끼고 있지 않아 당시 수과원의 제안을 거절했었다"고 말했다.
수과원 관계자는 "시범 운영하고 있는 동합금망 가두리 규모가 커서 거제·통영의 사각 가두리 양식장에는 적용하기 힘든 점이 발견 됐다"며 "동합금망 사각 가두리 연구와 시범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양식업 기술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