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기념물 227호인 거제연안아비도래지에서 아비류(아비·회색머리아비·큰회색머리아비 등/이하 아비)가 지난 16~17일 구조라·와현·예구·지세포 일대에서 대량 폐사한 채로 발견됐다.
이 기간동안 발견된 아비류만 200여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까지 폐사이유는 밝혀지지 않았고 경상남도 축산진흥연구소에서 폐사 아비 5마리를 수거해 농림수산식품부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아비 폐사로 일각에서는 조류독감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죽은 아비가 처음 발견된 곳은 일운면 구조라 방파제다. 낚시객이 아비 폐사를 신고 해 거제자연의벗 김영춘 대표와 거제시 관계자, 경남 축산진흥연구원 관계자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구조라 방파제에서 발견된 아비는 46마리로 확인됐고 와현 해변 12마리, 예구 해변에서 30마리가 발견됐다.
거제시는 지난 17일 와현지역의 해상 조사를 실시해 추가로 60여 마리를 수거했다. 이틀 동안 죽은 아비는 200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비가 죽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어망에 걸려 익사했거나 수질오염·바이러스·조류독감 등이다.
그러나 이 모두 정확한 사인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어망에 걸려 익사했다면 매년 비슷한 일이 발생해야 하는데 아비 집단폐사는 올해가 처음이고, 바닷물이 오염됐다면 물고기가 먼저 죽는 것이 순서인데 수면에 떠오른 물고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 아비의 겉으로는 아무런 흔적이 없어 기름유출도 이유가 되지 않는다. 조류독감 역시 타 조류가 폐사하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거제자연의벗 김영춘 대표는 "아비와 같이 잠수성 겨울철새가 몇 종 더 있는데 그 중 하나인 뿔논병아리는 멀쩡하게 몇 백마리씩 날아 다니고 있다"면서 "죽어 있는 것들은 모두 아비이니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제시 문화공보과 관계자는 "남동해수산연구소와 국립생태원에서도 사체를 수거해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도 아비 외향만 봐서는 사인을 알 수 없다는 의견"이라며 "2주 정도 조사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