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낭비 논란…시 "안전 문제로 어쩔 수 없었다"

지난 4일부터 장평도시계획도로 1-6호선의 재포장 공사가 진행되면서 예산낭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차선 도색이 완료된 후 3개월 만에 도로 재포장과 차선도색이 다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시는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장평도시계획도로 1-6호선은 장평동 5번 교차로에서 삼성호텔 인근까지 572m 구간이다. 이 도로는 작년 11월 차선도색을 시작해 12월 도색공사 준공이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 4일부터 같은 구간에 도로재포장 공사가 진행 돼 기존 차선은 다 지워지고 새로 칠해졌다. 작년 차선 도색에 투입된 예산은 1230만원이다. 결국 시민들은 한 달에 410만원짜리 차선을 이용한 셈이 된다.
최근 이뤄진 도로재포장 공사는 위험도로 재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예산 1억원이 투입돼 진행됐다. 문제는 재포장 공사 계획이 수립된 시점이 지난해 12월21일이라는 것이다.
해당 도로의 차선 도색 공사 준공일이 지난해 12월9일인 것을 고려했을 때 도색 준공 한 달도 안 된 상태에서 도로공사를 다시 결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작년 이뤄진 차선 도색이 남은 예산을 소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장평동 주민 김상민씨(50)는 "작년 차선 도색 이후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아 도로 재포장 공사가 이뤄지는 것은 예산낭비 논란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앞일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으로 보이고, 연말 차선도색이 진행된 것으로 보아 보도블럭 교체 같은 남은 예산을 다 쓰기 위한 공사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중복예산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당시 차선도색은 주차면을 재도색하기 위해 계획됐지만 주민 편의를 위한 차선도색도 함께 이뤄진 것"이라며 "해당 도로는 차량의 소통이 많고 대형차량도 많이 지나다니는 곳으로 야간 시간에는 차선이 안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던 곳이다. 표면적으로는 불과 몇 개월 만에 도로재포장이 이뤄진 것으로 보이나 차선은 도로 안전의 기본이므로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포장 공사를 대비해 내구성이 좋고 일반 시내 도로 차선도색에 쓰이는 융착식도료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페인트로 차선을 그어 예산 낭비를 막은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