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에는 수로 양쪽의 둑을 이용해 통행로로 활용했으나 콘크리트 용수로가 놓인 후 용수로의 양쪽 벽을 타고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거제시의회 윤부원 의원은 추경에서 정비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농업생산기반시설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1년에 만들어진 해당 용수로는 연초면 다공리 534번지 일원에 설치 돼 있다. 총 길이 200m로 총 10개 필지에 걸쳐 있다. 깊이는 70cm, 폭은 75cm로 U자형 소규모 용수로이다.
용수로가 생기기 전에는 흙으로 만들어진 수로 양 옆으로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15cm 넓이의 양쪽 벽을 타고 뒤뚱뒤뚱 걸어다닐 수밖에 없다. 균형 잡기가 어려워 젊은 사람이 걷기에도 쉽지 않을 지경이다.
해당 지역 농민들의 나이가 대부분 70대 이상으로 고령화 돼 있는데다 농약 살포를 위해 등짐까지 진다면 보행은 더욱 힘들어진다. 게다가 수로 양 옆의 논 높이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농기구가 수로 벽에 부딪혀 작업에도 방해가 된다. 쉽게 말해 일부 구간은 논 위에 U자 콘크리트 수로를 그대로 올려놓은 형색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스틸그레이팅 용수로 덮개를 설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을주민 김웅길씨(78)는 "농로가 없기 때문에 넓은 논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수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새 수로가 생긴 후에는 걷기가 매우 불편하다. 짐을 들고 지나간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며 "몇 년 전에는 뼈가 부러지는 사고도 발생했고 다른 주민들도 수로에 빠져 다치는 일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해당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개선에는 미온적인 반응이다. 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각 면·동의 중·소규모 사업은 시급성을 따져 주민참여예산제로 예산이 반영된다.
다른 지역에는 30년 이상 된 수로를 아직 사용하고 있고 파손되는 일도 잦게 발생하고 있어 해당 수로 문제가 언급된 적 있었지만 시급성에 밀려 예산이 편성되지 못했다"며 "원칙 상 수로 개선 공사 시 법면을 만들어야 하지만 법면 설치에 일부 논이 편입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반대로 용수로만 설치 된 것이다. 받쳐주는 법면이 없기 때문에 스틸그레이팅을 설치하고 그 위를 계속 통행하다보면 파손 문제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윤부원 시의원은 "각 지역에서 용수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시급성에 밀려 예산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추경예산에 반영할 수 있게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