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례 검토 제의 있었지만 변화는 아직
거제시 이·통장 임명 등에 대한 현행 조례가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거제시 이·통장 임명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현재 이·통장 임명의 경우 복수의 지원자가 나왔을 때의 우선순위 관련 항목이 없다. 또 면·동장이 적임자를 임명한다고 돼있을 뿐 어떤 기준인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각 면·동마다 후보선출 우선순위가 다르고, 최대 연임 횟수 등도 정해져 있지 않아 허술한 조례가 주민들의 분란만 키우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지난 2월 중순부터 이어져 온 A동의 ㄱ통 통장 임명과 관련된 분란도 복수의 통장 지원후보자가 나타났을 때의 명확한 규칙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12년 동안 통장 직을 연임해온 B씨(50)는 지난 23일자로 임기 만료였다. 이에 따라 A동은 지난달 22일 ㄱ통 통장 선출 관련 공고를 냈다.
ㄱ통은 지난달 29일 공동주택입주자대표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회의에는 단지 내 미납금액 관련 안건만 공고됐고 통장 관련 안건은 게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B씨는 이날 공동주택입주자대표회의 기타안건을 통해 ㄱ통 통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B씨는 지난 8일 열린 A동 통장협의회 총회에서 회장직에 지원했다. 당시 ㄱ통 공동주택입주자대표회의에서 통장으로 선출은 됐지만 임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B씨가 통장협의회장으로 지원할 자격이 있느냐는 자격시비가 일었다. 하지만 이날 B씨는 A동 통장협의회장에 선출됐다.
문제는 다음날인 지난 9일 ㄱ통 주민 16명에게 추천을 받은 C씨가 ㄱ통 통장을 지원하면서 불거졌다.
거제시 이·통장 임명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통장은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 뿐만 아니라 해당 통에 거주하는 10명 이상의 주민 추천을 받은 자도 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류에서 결함이 발견되지 않은 B씨와 C씨의 임명권은 A동 동장에게 넘어갔고, 지난 24일자로 B씨가 ㄱ통 통장으로 최종 임명됐다.
이에 대해 C씨는 "면접에서 동장이 '3년하고 교체하는 것보다 12년을 해온 사람이 계속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회유했다"면서 "작년 다른 통장 선출 때는 새로운 인물을 발굴한다며 통장을 교체해놓고선 이번엔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C씨는 또 "통장 선출 관련 안건을 공고도 없이 진행한 것은 위반사항"이라며 "ㄱ통 주민들의 여론을 살핀 뒤 주민투표까지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B씨는 "회의 진행을 함에 있어 중요한 안건들이 누락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기타 안건 논의에 관해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거제시 이·통장 임명에 관한 규칙'과 ㄱ통의 '공동주택관리규약'에 따라 진행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열린 제179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상임위에서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됐었지만 현재까지 달라진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총무사회위원회 회의에서 한기수 시의원이 현재 제각각인 이·통장 선출에 관해 제대로 된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질의했고, 거제시 행정과에서는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다시 조례를 검토해보고 개정 방안도 살펴봐야겠다고 답했었다.
거제시 행정과 옥주원 과장은 "이번 A동 사건으로 이·통장 추천에 관한 절차나 임명방안에 대한 적정한 선을 구축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며 "행정의 지나친 규정으로 통 내부의 자치까지 망가뜨릴 수 있어 규정 보완방안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