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40분, 아찔한 학교 가는 길
걸어서 40분, 아찔한 학교 가는 길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6.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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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마을 일부 학부모 초등학교 신설 추진 요구
교육청, 국가교육 정책상 예산확보가 걸림돌 난색

▲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용소마을 인근 주민들이 (가칭)용소초등학교 건립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사진은 용소마을에서 아주초등학교를 가기 위한 통학로의 일부 구간으로 지난 23일 주변도로에 안전시설물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초등학생 보고 통학을 40분이나 하라니요. 이거 잘못된 거 아닌가요?"

아주동 용소마을 A아파트에 입주한 박세은씨는 자녀들이 다녀야 할 아주초등학교를 갔다가 깜짝 놀랐다. 어른 걸음으로 편도 30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특히 학교 앞은 불법차량들이 점령한 상태였고 아주터널 진입차량들의 과속으로 한참이나 횡단보도에서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동들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용소마을 일부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가칭)용소초등학교 건립 추진위원회(위원장 박세은·이하 추진위)를 결성했다.

현재 용소마을은 아주초등학교 학구로 지정돼 있다. 작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마린푸르지오는 아주초교와 직선거리가 약 1.6㎞이고, 현진에버빌은 약 2㎞다. 거제교육지원청 규정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통학로는 직선거리 1.5㎞이다.

초등학생이 도보 통학을 하기에 무리가 있어 현진에버빌은 이전부터 셔틀버스를 운행했고, 마린푸르지오 주민들도 3월부터 아주초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많은 차량이 학생통학에 동원되면서 2차선 도로와 이면도로로 둘러싸여 있는 아주초교는 등·하교 때마다 밀려드는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특히 도로변 불법주차로 인해 차량보다 체구가 작은 어린학생들의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보통학 시 용소마을에서 아주초교까지 가는 길은 더욱 험난하다. 길고 짧은 횡단보도만 8개 이상을 건너야 한다. 또 과속차량, 신호 무시하는 차량과 함께 대형 트럭 및 조선소 자재 운반 특수차량 등의 운행이 잦아 어린학생들의 도보통학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학교 신설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거제교육청 행정지원과 관계자는 "추진위에서 요청하는 이유에 대해 공감하고 원천 해결을 위해 내부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가교육정책이 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를 축소하는 분위기라 예산확보가 관건인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3년 이내 아주지구 내 학교 신설 요건이 충족된다고 예상하고 내부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아주초등학교 개축이 먼저 진행될 시에는 추가 신설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거제시 시민고충처리담당관 관계자는 "먼 거리 통학불편과 국도 횡단보도 이용으로 안전사고 위험 등이 상존하고 있어 학교 신설의 시급함은 인지하고 있다"며 "학교 신설 전 행정에서 할 수 있는 안전한 통학로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거제시는 현재 용소마을에서 아주초등학교까지 통학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지난 14일부터 어린이보호구역 지정 및 횡단보도 재도색, 통학로 CCTV·안전시설물 설치 등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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