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카본 유계공장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집회를 재개했지만 공장 이전은 답보상태다.
대책위는 지난달 31일 유계리 주민 70여명이 참여해 거제시청 앞 집회를 시작으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정문 앞에서 출근시간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앞서 거제시의회는 삼성중공업에 공장 이전 협조를 당부했으나 부지 제공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카본 유계공장은 작년 10월 하청면 유계리에서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유리섬유 논란이 일었다.
유계리 주민들은 유리섬유의 유해성을 주장하며 공장 이전을 강력하게 주장해 오고 있고 한국카본 측은 직접 공장을 개방하면서 유리섬유 무해성을 주장해 양 측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거제시가 중재에 나섰고 지난 1월 권민호 시장과의 면담 이후 대책위의 집회는 잠정 중단됐다.
대책위는 공장을 한국카본 유계공장의 원청 업체인 삼성중공업 내로 이전 하는 것을 제안하면서 오는 15일까지 삼성중공업 정문에서 출근시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거제시와 거제시의회는 한국카본 유계공장의 대체 부지를 모색했다. 거제시의회는 지난달 2일 삼성중공업에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 따르면 "하청면 유계리는 다양한 특용작물과 농산물이 생산되는 청정지역으로 거제시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친환경농산물 생산 장려 지역"이라며 "유리섬유 절단 시 발생하는 비산먼지 등으로 인해 농작물에 대한 유해 및 주민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돼 한내산업단지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안으로 공장을 이전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밝히고 있다.
거제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시와 시의회가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별로 없다"면서도 "주민들 우려가 해소될 수 있게 다방면으로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입지를 결정하는 것은 하도급법 위반이 될 수도 있다"며 "해당 업체는 삼성뿐만 아니라 대우에도 제품을 납품하고 있고 입지는 전적으로 해당 업체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카본 관계자는 "시장 면담에서도 밝혔듯 사곡 국가 산단 완공 시 옮기는 것, 유계농산물 적극 구매, 마을발전기금 등 상생을 위한 방법을 대책위 측에 여러가지 제안을 했지만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고 있다"며 "서로가 한 발짝 물러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책위는 "기업과 행정이 모두 유리섬유를 무해하다고 여기고 있으니 어려운 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오는 15일 이후에는 삼성중공업 서울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여는 것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