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나 참으로 적절한 유머라고 생각해 왔고 정치 얘기가 나올 때마다 나는 이를 써먹었으며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좋은 핑계로 삼아왔다. 사실 정치를 한다는 사람 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일을 할 만한 선량한 사람이 있는가? 오히려 벼락출세와 개인의 영달을 꿈꾸는 사람들이 대부분 아닌가.
유신독재 말기에 나는 대학에 들어갔고 알고 보니 고등학교 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한국적 민주주의는 결코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였다.
그 이후 그 무섭던 독재자는 비명에 가고 이어서 온 서울의 봄은 찬란했지만 너무 짧았고 다시 뻔뻔한 독재가 시작됐다. 그리고 민주화…. 그것만 이루면 모든 것이 잘되리라 믿었지만 결코 그렇지 않은 현실.
거제에 몇 년 살면서 현실을 보니 경상도 지역이라는 '지역주의' 여당 맹종이라는 '노인주의' 그리고 정책과 인물이 아니라 '잘 비비며 돌아다닌다'라는 '아첨주의'로 득세하는 정치인들이 많다. 몇 달 전 어떤 모임에 갔더니 시의원이라는 자들이 그 옆 술자리에서 거의 만취 상태가 돼서 초청 받지도 않은 이 모임에 나타나 장광설에 추태를 부렸다. 나는 이걸 보고 '아, 참으로 갈 길이 멀구나!' 하고 느꼈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무조건 1번을 찍으니 과연 그들의 선택이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맹종이다. 그렇다면 현실을 제대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 그 맹종에 우리의 현실과 미래를 맡겨둘 수 없지 않은가.
어떤 방법이 없을까? 정치란 이렇게 더러우면서도 또한 우리의 삶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부분이니 '다 썩었다고만 하고 있으면 그 중에 가장 썩고 나쁜 놈이 해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는 우리가 길을 찾아서 나서야 한다.
최근에 어떤 텔레비전에서 방송한 '스웨덴 정치를 만나다'의 결론은 '정치가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대화와 타협으로 변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를 간단히 추려보면 모든 정당이 운영하는 '정치학교', 평균 85%의 높은 '투표율', 23년간 총리로 재임한 '에를란데르'로 귀결된다.
먼저 정치학교다. 스웨덴의 모든 정당은 정치학교를 운영하는데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10대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 정치인이 되고 싶어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어서 참여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투표율. "변화를 원한다면 앉아서 불평하기 보다는 당연히 투표해야죠." 이 한 마디에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녹아 있다. 이렇게 보다 젊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투표한다면 우리나라 정치도 훨씬 좋아질 것이다. 결국 좋은 시민이 좋은 정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에를란데르' 총리다. 스웨덴도 과거에 기업과 노조의 갈등이 극심해 가장 큰 사회문제였는데 매년 여름이면 에를란데르 총리는 기업총수, 노조대표를 총리별장으로 초대해서 꾸준히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그는 자발적으로 퇴임을 했고, 퇴임 후에는 머무를 집 구입할 돈이 없어 국가에서 주택을 마련해줬다. 그를 바탕으로 후임자들이 오늘날의 복지제도 기초를 만들었다고 한다.
스웨덴 정치에서 배울 점은 소통, 대화와 타협, 청렴이었다. 우리 정치가 가야할 길은 너무도 멀지만 우리도 굳은 의지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꼭 할 수 있으리라! 시민의식에 희망이 있다. 시민의 참여가 정치를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