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열릴 때마다 후보자 희비 엇갈려
개표사무원 300여명이 모인 지난 13일 거제시 체육관은 늦은 밤까지 뜨거웠다. 이날 오후 6시 투표가 마감된 뒤 투표함은 곧바로 개표소인 거제시체육관으로 향했다.
가장 처음 도착한 투표함은 고현동 제3투표소 투표함으로 오후 6시13분에 도착했다. 고현동 투표함이 도착한 뒤 각 투표소의 투표함이 속속 도착하며 개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투표함이 도착하는 도중 거제시선거관리위원회 조우래 위원장의 개표선언이 있었고, 이어 오후 7시 후보자별 개표참관인이 살펴보고 있는 가운데 투표함이 개봉됐다.
가장 처음 개봉된 투표함은 국외부재자 투표함이었다. 이후 총 62개 투표소의 투표함이 도착 순서대로 개봉됐고 참관인의 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졌다.
투표함을 살펴보던 한 참관인은 "봉인지가 심하게 훼손된 것 같다"며 시선관위 관계자를 호출했다. 시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투표함을 살펴보며 "투표함 운반 중 봉인지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흰색 흔적이 남기 때문에 오해를 살 수 있다"면서 "봉인지가 뜯어졌을 경우 뜯어진 부분에는 흰색 원 모양이 나타나는 특수 스티커로 제작 됐고 검사결과 봉인지 훼손은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6.4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도입된 신형 분류기가 이번 총선에도 투입됐다. 투표지 분류기는 총 6대로 분류 멈춤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전 투표용지 분류가 오후 7시부터 시작됐다.
오후 8시32분 첫 공식개표 결과가 나왔다. 김한표 후보의 근소한 우세. 이 당시까지만 해도 참관인과 관계자들은 마지막까지 근소한 차이의 표차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KBS 출구조사 결과 김 후보와 변 후보의 표 차이가 0.8%로 나와 개표장은 웅성거렸다.
이후 개표를 참관하던 참관인들 사이에서 "어느 후보가 유리하다" "어느 후보는 힘들다" "득표 차이가 많이 난다"는 등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직접 개표 현장을 참관하던 김종혁 후보는 오후 9시께 "당선 희망이 전혀 없다"며 씁쓸한 웃음을 남기고 개표장을 떠났다.
개표작업 중 참관인의 이의제기도 이뤄졌다. 김한표 후보와 이길종 후보 두 곳에 투표 도장이 찍혀있는 투표지가 김한표 후보의 표로 분류된 것.
시선거관리위원들은 문제가 되는 표를 면밀히 검토했고 김한표 후보를 선택한 도장이 너무 과하게 찍혀 투표용지를 접으면서 이길종 후보에게로 잉크가 번진 것을 확인했다. 해당 투표용지는 만장일치로 김한표 후보의 투표로 분류됐다.
고현동 투표소 개표 이후 면지역 투표함이 개표되면서 김한표 후보와 변광용 후보의 표차는 더욱 벌어졌다. 또 장목면 제1투표소 개표집계상황표가 발표됐을 때는 참관인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거의 몰표에 가까운 표가 김한표 후보에게로 향했기 때문이다.
이후 오후 10시45분 15분의 휴식시간이 있었고 이후 오후 11시부터 개표작업이 전면 재개됐다. 11시께분 절반의 투표함이 개봉됐고 면지역 개표함이 연속해 분류되면서 김 후보와 변 후보의 득표수는 약 4000표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이쯤 되니 변 후보의 승리는 점점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당초 시선관위 측은 개표 마감 시간을 밤 12시경으로 예상했으나 12시가 넘어가도 개표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시선관위 관계자는 "비례대표 선거에 후보를 낸 정당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유권자들이 선택에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며 "정당 투표지에 미분류 투표지가 많이 발생하면서 개표작업에 속도가 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전 1시 사전투표 분류가 완료 됐다. 남은 투표함은 13개였지만 당선자는 예측할 수 없었다. 관외사전투표 개표결과 변 후보가 400표 차이로 이기면서 김 후보와의 표 차이는 1893표까지 좁혀졌다. 야권성향이 강한 동지역 투표구의 개표가 늦어지면서 김 후보와 변 후보 측의 일희일비는 계속됐다.
결국 오전 2시50분 마지막 투표함이 모두 분류 되고 나서야 제20대 거제시 국회의원의 윤곽이 드러났다. 표차는 730표. 김한표 후보의 승리였다.
개표 완료 보고 후 당선증 교부식이 이어졌고 14일 새벽 3시40분께 개표작업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