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2016 노사합동 문화행사에 2만5000여명 운집해
삼성重, 꿈 사랑 어린이 큰 잔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풍성

출입증이나 허가증 없이는 들어갈 수 없는 대우조선해양 정문. 지난 5일 어린이 날 만큼은 모든 방문객을 환영하듯 활짝 열린 그 곳에 2만5000여명의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및 가족·거제시민들이 몰렸다.
대우조선해양 2016 노사합동 문화행사는 따사로운 햇살만큼이나 어린이들의 밝은 기운에 오랜만에 회사 잔디 구장과 야드 전역이 웃음으로 가득했다.
대우조선해양(대표이사 정성립)과 대우조선노동조합(위원장 현시한)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에어바운스·키디라이더 등 놀이시설과 캘리그라피·서예쓰기·페이스타투·캐리커쳐·비누공예·카네이션 만들기 등의 문화행사, 어린이들이 직접 대형지게차·소방차·경찰차 등을 탑승해보는 체험행사로 진행됐다.
거제영광오광대의 공연이 오전부터 행사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고, 대우조선해양소속 참사랑복지회·희망봉사단 등의 먹거리 장터도 운영됐다.
평소 잘 볼 수 없는 회사 곳곳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버스투어에 사람들이 몰렸고, 회사 열정관에서는 30분 간격으로 애니메이션을 상영했다. 행사장 곳곳마다 임직원으로 구성된 안전요원이 아이들의 안전을 지킨 이날 행사는 별다른 사고 없이 5시간 동안 진행됐다.
행사의 주최 측이 예상했던 인원은 1만5000명. 하지만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많은 이들이 행사장을 찾으면서 어린이날 기념선물과 도시락이 일찍 동이 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잔디구장 주변의 조각품 곳곳에는 아이들이 온통 매달려 있었고 부모님들은 연신 카메라로 찍기 바빴다.
이주원씨(34·아주동)는 "최근 조선경기가 어려워 소박하게 진행될 것 같아 아이가 실망하면 어쩌나 했는데 아이들이 잔디밭을 밟으며 맘껏 뛰놀 수 있는 환경이라 좋았다"며 "아이가 좀 더 크면 아빠가 힘들게 일하는 현장을 보여주는 것도 산교육으로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신희재 어린이(7·장승포동)는 "반팔 티셔츠 입고도 더운데 막 열나는 곳에 아빠와 삼촌들이 더운 여름에도 일한다는 얘기에 앞으로 아빠 말씀 더 잘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유치원에서 엄마 카네이션만 만들었는데 투어 끝나고 카네이션 만들러 가야겠다"고 말해 주위를 흐뭇하게 했다.
공휴일에 부모님이 일하러 간 친구들끼리 이곳을 찾았다는 장현규 어린이(아주초 5년)는 "우리도 아직 어린이인데 초등학생 고학년들이 놀거리가 별로 없어 아쉬웠다"며 "친구끼리 온 어린이들을 위한 놀거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돈까스 도시락은 무척 맛있었다"고 말했다.
도수정씨(38·능포동)는 "회사에서 경기가 안 좋으니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며 "우리들의 희망인 어린이들에게 어른들도 위로 받은 날, 남편을 비롯한 모든 조선업 근로자들이 힘을 내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선경기 어렵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꿈과 밝은 미래를

같은날 삼성중공업 A 운동장에도 2만여명의 시민이 몰렸다. 제94회 어린이날을 맞아 삼성중공업이 마련한 '꿈, 사랑 5월 어린이 큰 잔치'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지역주민과 한마음이 되고자 삼성중공업에서 매년 실시하는 것으로 삼성중공업 중우회가 주관했다. 행사장 입구에서부터 자리잡은 시민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운동장까지 채워져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 이틀 전 강한 바람과 비로 봄태풍을 연상시켰던 날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했다. 따가운 햇살에 조금 높은 온도가 참여한 이들의 마음의 옷깃을 푼다. 총 천연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운동장은 화려하고 활기차다.
버블체험·페달보트·미니동물원·구름동산 등 32개가 넘는 부스와 놀이기구가 운동장을 채웠고 본부석 무대에서는 한국무용·스포츠댄스·택견시범 등이 진행됐다.
하고싶은 것을 하고 놀고싶은 것을 하면 되는, 볼 것도 놀 것도 많은 하루다. 물론 모두다 공짜다. 돌아가는 물레 위의 진흙에 손을 넣고 도예체험을 하는 아이의 긴장된 표정 속 진지함이 귀엽다.
요술풍선을 만들어 옷을 해 입은 아이, 양 울음소리에 같이 우는 아기, 여기저기서 이뻐 죽겠고, 귀여워 죽겠다는 고슴도치 부모의 셔터소리는 끝이 없다.
준비해온 텐트와 돗자리 위에서 엄마 솜씨표 김밥 도시락을 펼친 뒤 '나 이런 엄마야'를 외치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준비했다는 서언이 엄마와 아이들은 점심시간에서야 아빠와 함께 했다.
아빠 배경렬씨(39)는 "일 하다가 잠시 나왔다"면서 "착한 큰딸 서언이와 귀여운 작은딸 수민이가 건강하게 크는 게 제일인 것 같다"며 사랑의 김밥을 한 입 가득 밀어 넣었다.
미니동물원의 돼지·양·거북이는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다. 곤충체험장은 용감한 아이들로 가득하다. 한 손 가득 꽉 찬 굼벵이를 들고 톱밥통으로 옮긴다. 잘 키워주면 장수풍뎅이의 자체를 볼 수 있다.
아이와 곤충체험장을 즐기고 있던 박지현씨(40·고현동)는 "매년 행사에 참석을 했는데 아이들이 좀 크니까 더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것 같다"며 "굳이 찾지 않으면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을 위해 놀이기구도 설치해 주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단지 흠이라면 줄을 많이 길게 서야한다는 것인데, 꼭 9시 반에 시작하는 것 보다는 체험행사 같은 경우는 좀 더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덧붙였다.
부모님이 아닌 친구들의 손을 잡고 놀이기구 앞에서 줄 서기에 여념이 없는 하은정 어린이(13)는 "부모님이 바빠 친구들과 왔다. 내년부터는 어린이가 아니어서 선물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제일 아쉽다"면서도 "사람도 많고 볼 것도 많아 내년에 또 와 볼 것 같다. 너무 신난다"고 즐거워 했다.
이날 행사에는 150명이 넘는 행사 진행요원과 삼성중공업의 직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손길을 보탰다.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우리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한 뼘만큼 더 커지는 것 같아 보이는 즐거운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