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정비 인상 논란을 보면서
지방의회 의정비 인상 논란을 보면서
  • 거제신문
  • 승인 200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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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대한공인중개사협회 거제시지회장

요즘 여론조사나 각종 언론을 통해서 지방자치단체의 의정비 인상을 둘러싸고 시끄럽다.

특히 어떤 신문은 거의 매일 이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나는 여론조사에 대답한 국민에게 또 언론의 담당 기자들에게 진정으로 이 문제에 관하여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하고 되묻고 싶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역사는 불과 십수년이다. 시작은 했으나 아직 완전한 지방자치로 가기 위해선 시민들의 지방자치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넓혀 나가고 그에 따른 입법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원의 의정비도 명예직수당제에서 연봉제로 바뀐 것이 올해부터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변화와 더불어 짧은 지방자치의 역사지만 그동안 환경은 빠르게 변해왔다.

옛날처럼 의원들이 자치단체에서 무슨 사업을 하던, 내용도 모르고 손들어주고 덕분에 자기 지역구나 적당히 챙기는 사업에 힘을 쏟는 시대는 아니다. 시민의 여론이 아직도 그렇게 공부하지 않고 놀고먹는 의원들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나 또한 안타까운 심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 보자. 먼저 의정비가 많다 적다를 따지기 이전에 지방의회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이며, 지방의원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조금만 관심 있게 들여다 보자.
의회는 중앙의 국회의원과 마찬가지로 해당지역의 한 해 예산을 짜고 그 예산을 집행하는 심사를 하며 지역 시민들의 생활에 관련된 각종 법안 예컨대 조례를 만드는 것이 주요 업무다. 우리 거제시의 예를 들면 한 해 4천억 정도의 예산을 어디에 쓸 것인지 심사한다.

감히 말하고 싶다. 자기 가정의 생활비 2-3백만원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생활비를 잘못 써 적자가 나면 서로 첨예하게 책임공방을 한다.

그런데 4천억이나 되는 거제시민의 돈을 제대로 써야 할 곳에 썼는지 관심 있게 따져 보는 시민은 내가 생각하기에 별로 없는 것 같다.

그것을 지방의원들이 시민을 대신하여 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 일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우리 시의 모든 사업 모든 업무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과 연구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4천억원이 아니라 4천만 원짜리의 예산을 집행하는데도 사업내용과 목적이나 영향, 진정성, 연속성, 합리적설계 그리고 현장을 발품 팔아 돌아다니고 지역민의 여론도 수렴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모르는 내가 얼핏 생각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매일 밤을 새워도 적은 수의 의원들이 충분히 심사하기란 예산의 반도 안 된다고 본다. 그러나 거제시민을 위해 쓰여야 할 예산의 10%만 불합리하게 집행되는 것을 막거나 절약을 하더라도 4백억이다.

그러면 0.1%만 절약하면 우리시 의원들의 연봉이 해결된다. 당연히 그들의 일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중차대한 업무이다.

그리고 보수가 좋아야 우수한 인력이 지방의회로 몰린다. 작년 지방선거 때 올해부터 의원직이 연봉제로 바뀐다고 하여 과거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로 우수 인력이 몰렸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지방의원도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자기 일을 가지고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온힘을 다해 시민을 위해 업무수행을 하려면 다른 일을 가질 수 가 없다.

일하지 않는 의원상만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의원들을 생각하고, 또 다른 우수한 인재들이 더욱더 많이 의회에 들어가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의정비도 그 품위와 업무에 맞게 올려 주는 것도 시민들 스스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네 세상살이에도 누군가 자기에게 아는 사람이 제삼자와의 문제로 의견을 물어 올 때 아주 신중히 답변해야 한다.

모르는 것도 굳이 생각없이 또한 생각해 준답시고 던진 말이 제삼자와 크나큰 오해를 일으키고 제삼자를 곤경에 빠뜨리는 때가 종종 있다. 의견을 물어오는 사람은 항상 상황을 자기입장으로 해석해 물어오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을 생각해 주는 것도 좋지만 안답시고 무심코 던진 말에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생각하자. 모르면 모른다던지 차라리 모르는 제삼자의 편으로 말해주는 것이 훨씬 큰 마음의 여유가 아닌가하고 생각해 본다.

지금의 의정비 인상 논란을 그냥 쉽게 월급인상의 문제로 보기에는 가정이나 지역사회, 나아가 우리나라의 좋은 미래를 꿈꾸는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착잡하고, 앞으로 시민이나 의원 모두 보다 더 훌륭한 시민의식과 주인의식으로 잘 극복하기를  애써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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