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본래 아메리카가 원산이다.
1492년 스페인의 탐험가 콜럼버스가 신대륙이라고 발견한 서인도제도 가운데 타바고(Tabago)라는 섬 원주민들이 즐기던 것을 가져와 타바코(tabacco)라 불렀고, 그 말이 지금의 영어가 되었다. 이 때 타바코는 잎담배를 일컫고, 우리가 흔히 쓰는 시가렛(cigarret)은 필터담배를 총칭한다.
우리나라에는 약 400여년 전 임진왜란 때 일본을 통해 들어왔다는 게 거의 정설이고, 일본에서는 상사초의 전설과 결부하여 담파고(淡婆姑)라 불렀는데 이 말이 건너와「담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인조실록에 보면 처음에는 피우는 사람이 적었으나 1620년대에는 피우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궁중에서도 임금과 함께 담배를 피우기도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하루는 임금이 밤에 궁중을 거닐다가 문신들이 숙직하고 있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마침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이 볼을 실룩거리며 담배피우는 모습이 얼마나 볼썽사나웠던지 임금이 「구불미(口不美)」라고 한 말씀 하셨다.
이 이후로 존전에서는 감히 흡연을 못하게 되었고 이 전통이 윗사람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관습이 되었다. 당시에는 말린 잎담배를 잘게 썰어 장죽에 담아 피웠다.
하지만 장죽은 담배통과 물부리의 거리가 멀어 하인이 없으면 피울 수 없었다. 그러므로 상인(常人)은 설대가 짧은 곰방대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과 같은 권련은 해방 후 미군정청에서 광복을 기념하여 발매한 「승리」라는 3원짜리 담배가 최초였고, 필터담배가 생긴 것은 1958년 「아리랑」이 그 시초다.
이런 역사를 가진 담배가 이제 금연분위기로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는데 유독 청소년들만은 최근 3년 사이에 2배로 흡연자가 늘었다고 한다.
흡연은 그 입이 아름답지 못하기도 하지만(口不美) 건강문제, 음주, 성경험, 폭력, 자살을 수반하는 것이기에 더 걱정스러운 일이다. (san10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