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에도 미세먼지는 '나쁨'
맑은 하늘에도 미세먼지는 '나쁨'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6.0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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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세먼지주의보 1회 발령…통합환경대기지수 '매우나쁨' 4회
적극 홍보 등 행정조치 지지부진…주의보 발령, 문자 서비스화 필요

"외출 전 인터넷 검색은 필수죠. 맑은 하늘도 이제 의심해야 하니까."

거제시 옥포동에 사는 김아람씨(31)는 거제에서 대기정보를 매일 확인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황사나 미세먼지는 수도권·서해안권역에만 해당되는 일인 줄 알았는데 최근 거제지역 하늘을 뒤덮는 미세먼지 때문에 날씨가 좋은 날에도 대기정보는 '나쁨'으로 나타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에 김씨는 "이제는 맑은 하늘도 미덥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경상남도환경보전연구원·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6월까지 거제지역은 미세먼지주의보가 1회 발령됐다. 지난 4월23일 오전 11시에 주의보령을 발령해 다음날인 4월25일 새벽 5시에 해제됐다.

총 42시간 동안 내려진 것이다. 이날 통합대기환경지수는 미세먼지로 인해 최고 302, 최저 252로 나타나 최저지수에도 '매우 나쁨'으로 나타났다.

통합대기환경지수는 0에서 500까지의 지수를 4단계로 나눠 점수가 커질수록 대기상태가 좋지 않음을 나타낸다. '매우 나쁨'은 251~500, '나쁨' 101~250, '보통' 51~100, '좋음' 0~50으로 매겨진다.

올 전반기 중에는 4일이 '매우 나쁨', 20일이 '나쁨' 상태였다. 특히 지난 5월7일의 경우 오후 3시 통합대기환경지수가 319를 기록할 만큼 전반기 중 가장 미세먼지가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4회의 '매우 나쁨'과 '나쁨' 중에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초미세먼지 영향도 4회 이상 있었다.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위해 환경부가 최근 5조원을 쏟아 붓겠다고 했지만 대기오염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조치하고 있는 사항은 지지부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세먼지가 '나쁨'일 때는 환자군 및 민감군에게는 유해한 영향을 유발하고 일반인도 건강상 불쾌감을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거제시는 현재 주민센터나 미세먼지 대기배출업소에 이를 알리거나 전광판과 아파트나 주택단지 내 방송을 권고하는 것이 전부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상남도 미세먼지 예보 및 경보에 관한 업무처리규정 제4조 내지 제6조 관련 별표2에 따라 발생현황이 '나쁨' 이상이 되면 해당 지자체는 병원·노인정·공공시설이나 교육시설 등에 야외활동 자제 권고나 홍보 안내방송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1월~5월까지 거제시 환경과에서 주민센터에 미세먼지에 대한 주의를 알린 횟수는 4번에 불과했고, 홍보도 2차례 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광판에 표출되는 미세먼지 정보도 고현·장평·옥포동 등 도심지 주변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데다 노출효과 또한 미미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거제시 환경과 관계자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홍보를 진행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미세먼지 심각성에 대한 인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듯 하다"면서 "적극적인 홍보방안 마련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미세먼지 정도를 알리는 '매우 나쁨'과 '나쁨' 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주동 권세은씨(34)는 "미세먼지 농도에 따른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외출자제 등의 조치를 취하기가 쉬울 것"이라며 "그저 '매우 나쁨'이나 '나쁨'으로만 표시되면 이 같은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 무시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경상남도환경보전연구원 관계자는 "미세먼지는 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시민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지자체에서 그 심각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미세먼지 주의예보도 재난문자 서비스처럼 통신사와 협력해 일괄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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