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10여채를 보유 중인 건물 소유주가 10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들고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5일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옥포동 일대 원룸 10개동 105세대 세입자들이 건물 소유주 A씨(51)와 B씨(여·42) 부부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 세입자가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이 모두 6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다 나머지 5~6곳 원룸 건물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40여세대 세입자들도 추가로 고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체 피해 금액은 100억원 가량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 부부는 옥포동 일대에 15채 이상의 원룸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부부가 보유중인 대부분의 원룸은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의 합계가 건물시세를 초과한 이른바 '깡통 원룸'인 것으로 세입자들은 파악했다. 세입자들은 이 같은 깡통 원룸을 소개한 부동산중개인들도 고소할 예정이다.
세입자 측은 "계약 당시 부동산중개인들도 이러한 정보를 알고 있었음에도 세입자들에게 고지를 하지 않았다"며 "공인중개사법 위반 여부를 따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해 세입자들이 경찰에 고소하자 원룸건물 소유 부부는 현재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 부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고 행방을 뒤쫓는 한편 세입자들의 정확한 피해 경위와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부부에 대해 일단 사기 혐의로 수사할 계획이지만 상황에 따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적용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