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색소폰동호회
거제 색소폰동호회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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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천색, 만인만색’ 매력적인 음율속으로

능포동에 위치한 한 건물 지하. 매일 오후 7시쯤만 되면 어김없이 색소폰 소리가 흘러나온다.

2005년 11월 결성된 거제 색소폰동호회(회장 서창식 서경의원 원장) 회원들이 일과를 마치고 모여 악기를 잡는 것이다.

서창식 회장은 “텔레비전을 통해 색소폰 연주를 접한 뒤 너무 멋있어 보여 무작정 시작하게 됐다”며 “병원 일이 끝나고 시간 투자를 많이 하기도 했지만 단조로운 의사생활에서 탈피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전체 회원은 33명. 개인병원 원장에서부터 대우조선해양 근로자, 스포츠댄스 강사, 교수, 지구대장, 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음악으로 뭉쳐있다. 여성 회원들도 4명이다.

서 회장과 군악대 출신인 윤영근 고문, 이용성 회원이 의기투합해 시작한 것이 오늘의 동호회를 만든 결정적 힘이었다.

회원들의 연주 경력은 다양하다. 완전 초보부터 10년 넘은 베테랑도 있다. 연주 솜씨는 제각각이지만 음악을 사랑하고 색소폰을 좋아하는 마음은 똑 같다.

동호회에 참여한지 4개월째를 맞은 여성회원 권태임씨는 “처음엔 남자들만 있는 늑대 소굴 같은 곳에서 어떻게 생활할까 걱정도 했지만 지금은 너무나 편안한 공간이 됐다”면서 “색소폰 연주와 회원들간의 만남을 통해 일상의 답답함을 떨치고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7개의 개인연습 부스가 마련돼 있는 50평 남짓한 연습실은 언제나 활기에 넘친다. 색소폰 연주와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이곳은 회원들의 가장 소중한 공간이다.

오는 20일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하루 4시간 이상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회원들은 하루하루가 더욱 분주하다.

조진희 총무는 “영화음악을 주제로 한 이번 연주회는 거제의 늦가을을 장식하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라면서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여 색소폰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공연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동호회에 참여하고부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회원도 있다. 소위 ‘콩나물 대가리(음표)도 몰랐다’는 안현규 회원은 동호회에 가입한 뒤 180도 바뀐 자신의 생활을 실감한다고 한다.
처음엔 어렵던 연주가 4개월이 지나자 제대로 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소리가 제대로 나기 시작하자 연주에 재미가 붙기 시작했고 연습에 몰두하다 보니 자연히 술자리가 멀어졌다.

또 호흡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담배도 끊고 운동을 시작해 이제는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철인으로 탈바꿈했다.

안현규 회원은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부터 아내에게 사랑받는 남편이 됐고 아이들에게도 모범적인 아빠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색소폰 연주를 시작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결성 3년째를 맞은 거제 색소폰 동호회는 거제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에 참여해 오고 있다. 신년해맞이와 양지암 장미축제, 옥포대첩 기념제전, 선상 문학의 밤 행사 등에서 연주와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올 여름엔 덕포해변에서 작은 콘서트를 열어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도 했다. 또 많은 시민들과 호흡할 수 있는 길거리 공연을 통해 색소폰 연주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있다. 대우병원 등을 찾아 환자들을 위한 위문 공연도 잊지 않고 있다.

회원들의 연습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매일 연습실을 찾는 것은 물론 초보자들은 마우스피스(관악기 입대는 부분)를 물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음악이 좋고 색소폰이 좋아서다.

서창식 회장은 “색소폰은 ‘천인천색 만인만색’이라는 말처럼 연주자에 따라 다양하고 특색있는 음색을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악기”라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라도 거제 색소폰 동호회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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