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적극 단속의지 없이 계도 일관
방치 시 더 큰 안전문제 발생도 우려

지난 4일 노을이 드리울 즈음 지세포항 수변공원을 따라 텐트가 하나둘 늘어서기 시작했다. 이어 불을 피워 고기 등 준비해 온 재료로 음식을 만들었다.
친구·연인 그리고 가족단위로 캠핑을 즐기는 모습이다. 공원 주변에는 차량진입·취사·야영 금지지역이라는 현수막도 걸려있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아랑곳 않고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구웠다.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쓰레기가 넘쳐났다. 수변공원을 더럽히는 주인공은 또 있었다. 까마귀와 고양이 등 야생동물들이다. 부실한 쓰레기통과 관광객의 무관심속에 흩어진 쓰레기는 까마귀와 고양이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거제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한 곳인 지세포 일대 수변공원이 무법천지로 전락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거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지세포항 수변공원을 캠핑장으로 사용하며 취사·야영·쓰레기 무단투기 등을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소각·투기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현수막이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관할 행정기관에서도 적극적인 단속의지 없이 계도로 일관해 지세포항 수변공원의 불법은 계속될 전망이다.
수변공원에서 고기를 굽던 관광객 A씨는 "취사와 야영을 금지한다는 현수막을 보지 못했다"며 "관리하는 사람이나 제재하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주변에 다른 텐트도 있어 야영해도 괜찮은 곳인 것같아 텐트를 쳤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수변공원에서 만난 주민 B씨는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을 보긴 했지만 이곳에서 음식취사나 야영을 하는 것을 단속하는 것은 못봤다"면서 "쓰레기 수거도 자주 하지 않아 항상 지저분하다. 주말이면 가관이다. 공원인지 캠핑장인지 알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쓰레기 투기와 관련해 일운면 관계자는 "수시로 계도하고 있지만 강력하게 단속하지는 않는다"며 "해수욕장에 청소인력이 치중돼 있어 매일 수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취사·야영행위를 단속하는 일은 앞으로도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취사·야영행위 단속에 대해 이 관계자는 "취사·야영행위 단속보다는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한 계도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이를 단속하기 위해서는 야간단속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법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경제적인 측면도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행정기관의 안이한 관리와 관광객의 무신경 속에 취사·야영행위가 만연될 경우 더 큰 안전사고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다 수변공원 상치콘크리트 마루부분에 걸터앉아 낚시를 하거나 걸어 다니는 관광객도 있어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