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80% 까지 피해 확대 예상
재해보험 가입에도 혜택여부는 회의적

지속된 폭염으로 지역 어류양식장의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멍게를 비롯한 미더덕·오만둥이·홍합 등의 양식장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멍게 양식장의 경우 바다표층의 수온이 28~30도 사이로 상승하면서 멍게봉줄 상부부터 하부 대부분에 걸쳐 폐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4~5m 길이의 멍게봉줄에는 속이 텅빈 멍게 껍질만 허옇게 달려있는 상태다.
사등면 어민 A씨는 "보통 봉줄의 아랫부분에서 멍게 일부가 폐사한다"면서 "이는 깊은 수심에서의 빈산소수괴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하지만 최근에 폐사한 멍게는 봉줄 전체에 걸쳐 있다"며 "멍게의 대표적인 폐사원인인 물렁병의 경우 조금씩 폐사가 진행돼 고수온에 의한 폐사를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이 같은 현상은 사등면 지역 대부분의 양식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적게는 50%에서 최대 80%까지 피해가 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피해규모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수온에 의한 피해의 경우 보상도 막막한 형편이다. 어민들의 경우 자연현상으로 인한 양식장 피해에 대비해 양식수산물재해보험에 가입하고 있지만 고수온 피해는 특약 상황이기 때문에 어민들이 가입을 꺼려한다는 것.
시 관계자는 "양식수산물재해보험에 가입된 어민의 비율도 적지만 설사 가입했다 하더라도 대부분 적조에 의한 피해에 대비한 것"이라며 "이번과 같은 고수온에 대한 피해는 특약사항이라 보험혜택을 보는 어민은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9~10월께 수확하는 오만둥이·미더덕 등도 피해가 확산되는 추세여서 양식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어민 B씨는 "억울하다. 1년 넘게 노력한 결과가 이렇게 한꺼번에 날아가 버렸다"며 "자연재해라 어디 하소연 할 곳 없이 하늘만 쳐다보는 처지"라고 안타까워 했다.
B씨는 또 "모든 자연재해에 대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제도나 보험 상품이 마련돼야 한다"며 "나이 많은 어민들도 힘들지만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 탓에 빠듯한 살림을 해야하는 50대 전후의 어민들은 걱정이 태산일 것이다. 이번 양식장 폐사로 이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기대했다.
현재 거제시에는 고수온에 의한 양어장 어패류 폐사만 신고 된 상태다. 지난 25일 현재까지 시에서 수거한 폐사한 어패류는 우럭과 쥐치 등 55만5000여마리에 피해액은 3억15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시에 신고 된 멍게 등의 양식장 피해 사례가 없어 어패류 폐사현장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양식장 피해사례가 접수되면 현장조사를 바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