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상인, 가게 문 닫고 캠페인 활동 등 전개
방역당국 오락가락 발표 불안감 가중에 일조
추석 대목 앞두고 비상…시, 어패류 취급 책자 보급

지역에서 세 번째 콜레라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수산물 취급 업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해산물 기피현상이 이어지면서 지역 횟집상인들은 가게 문을 잠시 닫고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캠페인을 펼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불안감 완전 해소 이전까지라도 '회' 대신 '매운탕' 소비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현재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지역 횟집은 생선회 취급 전문 식당 350곳 가운데 150여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을 열어놔도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다 해수온도 상승으로 발생한 양식장 어류 떼죽음으로 활어가격까지 올라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방역당국의 오락가락한 발표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31일 세 번째 콜레라 환자 감염사실을 발표하면서 60대 남성이 시장에서 구입한 정어리를 구워먹고 오징어는 데쳐먹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일 새로운 사실이 확인됐다. 세 번째 콜레라 환자가 시장에서 수산물을 구입하기 전 횟집에서 생선회를 먹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60대 남성이 먹은 생선은 '정어리'가 아닌 '전갱이'였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이는 역학조사관이 현장 확인을 제쳐두고 환자의 진술과 병원 의무기록 조사서에만 의존한 탓으로 파악되고 있다. 감염경로가 미궁에 빠진 상황에서 보건당국의 부실한 현장조사와 엉터리 발표는 지역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고현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문 닫는 집도 계속 늘고 있다"면서 "간혹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회보다는 매운탕을 주문한다. 심지어 콜레라 없는 회를 달라는 손님도 있었다"고 씁쓸해 했다.
또다른 횟집 주인 B씨는 "회를 먹은 사람들 중 단 한 사람씩만 걸렸는데도 사태가 이렇게까지 크게 확대돼 정말 안타깝다"면서 "방역당국에서 원인과 감염경로를 규명해 하루빨리 콜레라 사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활어판매업자 C씨는 "한창 휴가철에는 장사가 잘됐지만 콜레라 사태 이후 매상이 급감해 주말 3일의 매상이 평일 하루에도 못 미칠 정도가 됐다"면서 "매상이 줄어들면서 농어·병어·전어 등 수족관의 생선들이 하루가 멀게 죽어나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판매되는 활어는 없지만 최근 폭염에 따른 양식장 어류폐사로 활어 구입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면서 "설상가상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현시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 D씨는 "횟감을 사러오는 횟집 주인들이 크게 줄었다"며 "당분간 이런 상황이 이어질 텐데 추석을 눈앞에 두고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거제시지부는 콜레라 환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등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시내 주요 지점에서 캠페인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 거리 곳곳에 수산물 소비를 호소하는 현수막도 내걸은 상태다.
거제시도 회 소비촉진과 콜레라 예방을 위해 횟집과 수산시장 등을 대상으로 '어패류 취급 방법'을 담은 소책자 2만부를 집중 배포키로 했다. 또 시민들에게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건강지키기' 소책자를 나눠줄 방침이다.
시민 E씨는 "조선업 불안에 따른 구조조정에다 콜레라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역의 형편이 말이 아니다"라면서 "행정과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콜레라 감염 우려가 없는 매운탕 소비 촉진 등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세 번째 콜레라 환자가 거제서 발생했다. 거제에서 콜레라 환자가 발생 한 것은 지난달 24일 70대 여성에 이어 두 번째다. 세 번째 확진자는 64세 남성으로서 지난달 24일 복통을 동반한 설사증상을 보여 지역 A내과를 내원해 기본적 검사 후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이 악화돼 다음날 B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심한 탈수로 인한 급성신부전이 진행돼 지난달 26일 부산 C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증상이 호전됐다. 이 과정에서 두 번째 치료병원이었던 B병원은 환자가 콜레라 의심증상을 보였는데도 보건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거제시보건소로부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