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포나 아주·고현의 거리를 지나다 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아이를 업은 엄마들이 참 많네'라는 생각이다.
출산율이 저조한 나라의 입장에서 거제의 출산율은 감사한 일일 것이다. 이 감사한 생명을 다 함께 귀하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옥기현씨(32·아주동)는 미혼이다. 1년 전 조선소에 직장을 구하면서 고향을 떠나 거제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 지금은 집에서 해 먹는 밥보다는 식당밥에 익숙해졌다. 그러다 요즘은 그것도 싫어 편의점 도시락을 주로 이용한다고 한다.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다. 며칠 전 식당을 들렀다 아이들이 식당을 자기 집 마냥 휘젓고 다니는 통에 정신이 없어 한 아이에게 한마디 했다가 그 부모와 된통 싸운 뒤론 아예 그 식당 쪽으로는 발길도 옮기지 않는다.
옥씨는 "아이들은 뛴다. 아이들은 원래 그런 것이다. 나도 알고 있다"며 "문제는 아무도 밥을 먹는 예절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고 함께 사는 사회를 교육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소중한 아이가 한 순간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 미움 받는 존재가 되는 것은 그 부모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옥씨는 "동료들과 술 한잔하는 자리에도 아이들이 있다"며 "술잔이 오고가는 자리에서 핸드폰 하나를 손에 쥔 채 부모의 술자리가 끝나기를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아무런 통제 없이 돌아다니다가 술이 얼큰해진 젊은이들이 건네는 안주를 받아먹는다"며 "얼굴색이 붉어진 부모는 입으로만 '안 돼. 돌아와'를 외치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일쑤"라고 허탈해했다.
몇 달 전 서울의 한 업소에서 아이를 동반한 가족의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를 써 붙여 찬반여론이 일어날 정도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예전처럼 어른이 철없는 아이를 야단쳤다간 그 부모에게 어떤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아이동반 가족출입 금지이유는 조용히 밥 먹을 수 있는 권리를 찾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그만큼 커졌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옥씨는 "모두가 답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며 "내 귀한 아이가 모두에게 귀한 아이로 보일 수 있도록 모든 어른들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