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억원대 체불임금 문제로 논란을 이어가던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업체 천일기업 사태가 추석을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천일기업 노동자 대책위원회와 거제·통영·고성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6시께부터 원청인 삼성중공업과 협의에 돌입해 지난 9일 오전 1시30분께 극적인 타결을 이끌어 냈다.
이 자리에서 삼성중공업 측은 "천일기업 근로자들의 어려운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앞으로 체불임금 해결에 힘쓸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천일기업 노동자 대책위는 지난 9일 삼성중공업 정문 앞에서 23일간 이어 오던 농성을 풀고 주변을 정리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 대책위 관계자는 "천일기업 근로자들의 체불임금 약 27억원 중 국가가 지급하는 체당금 약 15억원, 향후 민사소송을 통해 확보 가능한 최우선 변제금 약 4억원을 제외한 약 8억원의 체불임금에 대한 해결 방안이 마련됐다"며 "체불임금 문제 해결과 더불어 천일기업 근로자들 중 아직 직장을 얻지 못한 70여명의 노동자들이 이후 삼성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 새로운 일자리를 얻어 고용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천일기업 체불임금 농성을 계기로 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체불을 방지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원청에서도 사내하청노동자 체불임금 발생을 막기 위한 자체적인 제도개선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천일기업 측이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 7월 갑자기 폐업을 결정하면서 근로자 260여명이 퇴직금과 7월분 임금 27억원 지급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근로자들은 인터넷 카페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편, 검찰과 고용노동부에 천일기업 대표를 비롯한 회사 관계자를 고소·고발했다.
근로자들은 이어 삼성중공업 정문에서 텐트를 치며 농성에 돌입했다. 또 옥포동 롯데마트 등지에서 거리 선전전과 촛불집회를 벌였고 서울에 상경해 투쟁을 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