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모노레일, 복덩이 될까
계룡산 모노레일, 복덩이 될까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6.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발공사 자체 사업으로…이달 실시설계 용역 발주
연간 이용객 15만명 전망…공사, 사업능력 우려 제기
자연훼손 문제도 지적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이하 개발공사)가 노후화된 시설로 방문객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새로운 사업인 계룡산 모노레일 사업을 추진한다.

개발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용역비 1890만원을 들여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 및 우선도입시설 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했다.

용역조사 결과 우선 도입시설로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서 계룡산전망대를 잇는 모노레일 사업이 제시됐다.

이에 개발공사는 내부적으로 모노레일 사업을 확정 짓고 현재 실시설계용역준비 중이다. 개발공사는 이달 중 실시설계용역을 발주해 최대한 사업이 일찍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계룡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려해상의 수려한 경관과 포로수용소의 유적이 잔존하는 계룡산 정상부를 연계해 거제의 최대자원인 포로수용소를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계룡산 모노레일은 총사업비 95억원(순수공사비 80억원)을 투입해 개발공사 자체사업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도비 확보를 원칙으로 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자체예산과 금융권 대출 또는 공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공사에서 선정한 과좌형 모노레일은 탑승인원 6명에 분당 70m의 속도를 낸다. 모노레일 유형 중 지형 및 수목 훼손을 최소화하고 개방적인 경관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공사는 6인승 모노레일 10대를 운영해 일일 최대 630명, 연간 최대 26만6800여명이 수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충북 제천시 청풍호 모노레일 이용비율과 비교해 연간 15만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발공사는 사업추진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내년 말께는 시범운영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4대 밖에 설치되지 않은 '아바타포' 사업을 진행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전례를 밟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시설물 사후관리가 중요한 만큼 공사업체 선정 역시 사후관리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개발공사 개발사업팀 관계자는 "타 지자체의 다양한 관광시설물을 검토했지만 충북 제천의 청풍호 모노레일이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연간 관광객이 급증했다"며 "계룡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전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연훼손에 대해서는 "자연훼손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기본 토지에 레일을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소화될 것"이라며 "인근 통영 욕지도 모노레일 사업의 경우에도 환경부의 지적이 없었던 만큼 그 문제는 크게 생각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계룡산 모노레일 사업에 대한 시의원들의 견해는 다소 엇갈렸다. 조호현 산업건설위원장은 "정식 안건으로 올라온 적은 없지만 개발공사가 등급을 만회를 위한 수익 차원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노레일 자체가 자연훼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사업진행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또 "타 지자체의 모노레일 실태를 상임위 의원들과 검토해 모노레일이 수익성이 있는 사업인지는 좀 더 검토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환경훼손과 개발공사의 사업능력에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기수 부의장은 "개발공사에서 지금까지 추진한 사업들이 헛발질인 경우가 많아 우려스럽다"며 "모노레일 자체가 환경파괴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자재 이동으로 인한 차량운영 및 인력만으로도 자연은 훼손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발공사 자체 사업비와 공사채로 사업을 추진하면 시의회 청취가 이뤄지지 않겠지만 계룡산 모노레일 사업으로 개발공사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면 결국 시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기풍 시의원은 "모노레일 사업이 현재 각광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계룡산과 포로수용소 유적공원과는 맞지 않다"면서 "거제의 영산인 계룡산을 파헤치는 순간 개발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민족상잔의 아픔을 느껴야 하는 곳인 포로수용소가 놀이시설처럼 느껴져선 안 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