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쟁력의 원천은 역시 사람이죠. 선배 임직원들의 열정과 도전정신, 그리고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가 삼성중공업을 급성장시킨 원동력입니다.”
이영춘 상무(50·인사관리팀). 그가 삼성중공업에 몸담은 지는 올해로 30년. 1977년 1월16일 공고 1기생으로 거제조선소 의장공장과에 입사, 1981년 기술연수원, 1983년 전산교육을 거쳐 1987년부터 노무를 맡아 인사관리에 잔뼈가 굵었다.
이 상무의 요즘 키워드는 ‘경쟁력’이다. “삼성중공업이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있어 인사부문이 뭘 해야 하는지 그게 가장 큰 숙제”라면서 걱정스러워했다.
30년간 회사가 얼마나 성장했느냐에 대한 질문에 그는 “입사 당시 주어진 것은 삽 한 자루뿐이었고, 리어카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온통 황무지, 허허벌판이었다. 우린 무에서 유를 창조해냈다. 나무도 풀 한 포기도 우리가 다 심은 것이다. 장평에서 회사 들어오는 쪽에 즐비한 가로수도 우리가 심었다. 볼 때마다 많은 게 스쳐지나간다”고 대답했다.
이어 “지금 해양부문이 있는 피솔 쪽은 횟집이 즐비했고, 1천원이면 바지락이나 해삼 한 봉지 사 먹을 수 있었다. 동기들과 퇴근 후 소주 한잔 기울였던 게 문득 생각난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30년 직장생활에 있어 그 끈기와 인내는 어디서 비롯되었냐는 물음에 이 상무는 얼마전 남해 화방사에 워크샵 갔을 때 주지스님이 한 말씀이 생각난다며 운을 뗐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정진하는, 누구보다 향학열이 두드러진 조선맨으로 유명하기도 한 이 상무는 교육을 맡았을 때는 방송통신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공부했고 노무 쪽 일을 볼 때는 법학 공부도 했다.
96년 진주 경상대학교 경영행정대학원 노사관계학과에 입학해 노사관리 분야를 학문적으로 접하게 돼 실무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 상무는 회사에서는 누구에게나 친근감을 줘 부하 직원들과 술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특히 직급을 가리지 않고 사원들과의 대화를 즐긴다.
가까운 산에 올라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자유토론도 하고 스노우보드, 윈드서핑 등 모두 8개 동호회에 가입해 운동을 즐기는 등 사원들과 친목도모를 다지는 등 격식을 따지지 않는 그는 권위적이지 않은 것으로 조선소에서 유명하다. 요즘 젊은이들이 훨씬 끼와 재능이 있지만 어렵고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해 아쉽다고 했다.
“나는 입사 때부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술 마시고 지각 한 번 한 적이 없다. 옛날에는 밤을 새서라도 주어진 일을 끝냈는데 요즘은 그런 걸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남해군 고현면이 고향인 그는 내년에는 중국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는 회사정책에 발맞춰 중국어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