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고양이 발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 깊은 밤. 곤히 잠들려는 찰나 잠을 방해하는 소리 때문에 이모씨(40·옥포동)는 매일 밤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라고 호소했다.
상가지역에 위치한 건물 맨 위층에서 사는 이씨는 도로변에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는 차치하고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우·하수관 맨홀뚜껑이 흔들리며 덜커덩거리는 소리에 쉽게 잠들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가지역 소음을 예상했지만 그 소음들보다 맨홀뚜껑의 소리가 괴롭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가게와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기 위해 이사를 왔다"면서 "4차선 도로와도 가깝고 상가밀집지역이라 소음에 대한 염려는 했지만 예상외의 괴롭힘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씨 집에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당초 양방향 2차선 도로였을 당시 인도와 차도 사이에 위치해 있던 맨홀이 양방향 4차선 도로로 확장되면서 도로 한가운데에 위치하게 됐기 때문이다.
도로정비 공사와 하수관로정비 공사가 동시에 진행이 된다면 모르겠지만 예산이 동시 다발적으로 집행되지 않으면서 밤낮으로 울리는 '덜커덩' 소리에 이씨는 3년 만에 이사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씨는 "맨홀뚜껑이 원래 홈이 파져 있어서 소리가 크지 않았는데 도로가 오래 되다 보니 맨홀뚜껑과 도로 높이가 비슷해져 덜커덩 거리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며 "도로 정비를 다시 하든지 하수관로 사업을 재정비할 때 위치를 옮기는 방안을 행정이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사업이 함께 진행되지 않다 보니 일부 문제가 생기는 구간이 각 면·동마다 몇 군데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민원이 들어온 사항들을 검토해 즉시예산으로 처리해야할 곳부터 문제점을 없애나가도록 나가겠다"고 말했다.